재개발 일반분양 '잘돼도 잡음'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2009.12.1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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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 냉천동 '서대문센트레빌' 시공사-조합 간 다툼

재개발 일반분양 '잘돼도 잡음'


-일반분양수입 148억원 증가했지만 추가공사비 발생 반발
-수입금 관리방법, 공사대금 지불시기 등 갈등 재점화


일반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재개발 사업장에도 시공사와 조합 간의 다툼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8월 입주한 서대문구 냉천동 '서대문 센트레빌'은 시공사인 동부건설과 충정로 냉천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 간의 갈등으로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상태다.

이 아파트는 2007년 7월 분양 당시 3.3㎡당 1400만~1700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청약경쟁률 7대1로 인기를 끌었다. 동부건설과 조합에 따르면 일반분양가를 높여 발생한 추가수익은 약 148억원.



하지만 입주시점에서 추가공사대금 120억원이 발생하면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조합은 동의 없이 이뤄진 공사에 대해 추가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동부건설은 이미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합은 일방적으로 건설사에 유리하게 계약이 체결됐다며 공사도급계약서 변조의혹을 제기했다. 2005년 계약 체결 당시 조합이 미분양에 대한 책임을 지는 대신 수입금을 조합이 관리하기로 했지만 시공사가 분양책임을 지고 수입금을 관리하도록 바뀌었다는 것이다.

2005년 12월 확정된 계약서에는 분양책임은 동부건설에 있고 공사금액이 회수될 때까지 공동명의 계좌에 입금된 조합원 부담금은 다음날 동부건설 계좌로 자동이체하도록 돼있다. 조합 관계자는 "일반분양 수익금이 많이 들어왔는데 공사비가 기성율에 따라 지급되지 않고 건설사가 미리 가져가는 바람에 이자비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동부건설 측은 "회사가 금융비용 혜택을 본 것은 맞지만 타 건설사도 조합의 비리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수입금을 직접 관리한다"며 "일반분양이 잘되니까 조합이 말 바꾸기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와 조합의 공동명의 계좌는 공동승인이 있어야 인출 가능한 것이 통상적인데 조합에서 공사비 인출을 거부하는 경우를 대비해 건설사가 자동이체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 일반분양 '잘돼도 잡음'
한편 분양수익에서 추가공사비를 충당하는 문제에 대해 동부건설과 조합의 공방은 치열해지고 있다. 동부건설은 당초 조합원의 추가부담이 없는 범위 내에서 분양성, 품질향상 공사 등의 비용 85억원을 청구했다. 이후 조합이 반발하자 지난 10월 사업지연금 75억을 포함한 200억 원을 도급공사변경금액으로 조합에 통보했다. 조합은 최근 전 조합장과 동부건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최광석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 외부계좌관리방법, 공사대금 지불시기, 순서 등과 관련한 분쟁이 많다"며 "건설사와 조합 어느 한쪽이 유리할 수 있지만 쌍방협의 하에 체결한 계약내용이 효력을 가지므로 계약 시 철저한 사전검토와 조율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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