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시대' 진용 구축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9.12.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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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3각 편대'로, 제조업·금융 두축은 '부회장' 승진

"파격인사를 배제하고 원칙을 지켰지만, 무게 중심은 이동했다."

15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 대한 평가다. 이번 인사에서 삼성 대주주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전무가 1년 8개월의 '백의종군'을 끝내고, 최고운영 책임자(COO)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1991년 삼성전자 입사 후 19년만에 삼성 경영의 전면에 나섰다.

◆COO직 맡은 이재용 신임 부사장=이재용 신임 부사장은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C레벨(CEO, CFO, COO)' 중 하나인 COO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다. 지난 2007년 최고고객책임자(CCO)에서 물러난 이후 1년 8개월만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007년에 맡았던 CCO는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을 관리하는 해외근무 성격이 짙었다면 이번에 맡은 COO는 CCO의 역할을 포함해 삼성전자의 주요 운영사항 등 안살림과 내부 사업간 이해관계 조정 등 역할의 폭이 넓어졌다.



주요 경영회의 등에서 CEO 및 CFO와 함께 COO로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위치로 평가받고 있다.

◆이재용 시대의 3각 편대=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부사장의 COO 역할 외에도 최지성 삼성전자 CEO와 윤주화 경영지원실장 사장(CFO), 이상훈 사업지원팀 사장 등 이 삼성전자 내 3각 편대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최지성 사장의 경우 '디지털보부상'으로 불릴 정도로 전세계를 상대로 한 삼성전자의 시장 개척에 큰 역할을 했고,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전 사업부문을 책임지는 CEO로 오르면서 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사업을 세계 2위에 올려놓은데다 삼성의 숙원이었던 TV사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은 실력으로 '이재용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경영지원실장을 맡은 윤주화 사장은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름을 얻게 할 정도로 삼성 내에 손꼽히는 경영관리 전문가로 줄곧 경영지원 업무만을 맡다가 올초 사장단 인사에서 삼성전자 최초로 사장급 감사팀장을 맡았고, 이번에 삼성전자의 안살림을 맡게됐다.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최도석 삼성카드 신임 부회장의 직전 보직이기도 한 삼성전자 CFO는 삼성 그룹 내에서도 중요한 자리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상훈 사업지원팀 사장은 지난 2005년 전무 승진에 이어 2년만인 2007년 부사장, 2010년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고속 승진 케이스로 꼽히고 있는 인물이다. 윤주화 사장이 총무, 홍보, 인사 등을 맡는다면, 이상훈 사장은 주요 사업부간 중복업무 조정 등 전자계열 내 투자와 사업에 대한 부분을 맡았다.


◆김순택-최도석 투톱 부회장의 역할=이번 인사에서는 2명의 부회장 승진자가 나왔다.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부회장과 최도석 삼성카드 부회장이 제조업 분야와 금융분야에서 각각 부회장에 올랐다. 이번 부회장 승진은 삼성 핵심사업인 제조업과 금융의 두 축에서 새로운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조직이 확대된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은 김순택 신임 부회장은 삼성의 미래 먹을거리를 찾는 중요 보직으로 삼성 그룹의 미래 중 특히 삼성전자 및 전자계열사의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의 중책을 맡았다. 올해 삼성카드를 맡아 자산건전성 제고와 수익성 개선에 노력해온 최도석 부회장은 삼성카드를 포함한 금융계열사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신수익 사업강화를 위한 역할을 부여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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