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훈풍, 현대·기아차 내년에도 잘 나가나?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12.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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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구매촉진책 내년까지 연장, 중서부지역 공략 및 소형트럭 수요 대비해야

↑지난달 열린 중국 광저우모터쇼에 소개된 현대차 투싼 ↑지난달 열린 중국 광저우모터쇼에 소개된 현대차 투싼


중국 정부가 자동차 구매촉진책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질주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에 따라 경트럭이나 소형버스가 소형차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월 말 현재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72만5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 판매량은 80만 대 고지를 돌파할 전망이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배기량 1600cc 이하 차량 구매세를 내년에는 7.5%로 조정키로 했다. 이는 자동차산업 지원을 위해 적용했던 5%보다는 높지만 기존 1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또 농촌지역의 노후한 소형 트럭을 폐차하고 새 트럭을 구매할 경우 10%를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 역시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중국 정부는 내년 5월까지 8년 미만의 소형 트럭과 버스 등을 폐차하고 새 차를 구입하면 지급하던 폐차 인센티브를 대당 5000위안(85만원)에서 최고 1만8000위안(306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중국 정부가 지원 정책을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내년에도 1600cc급 이하 소형차를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원 금액이 다소 축소된 만큼 판매 증가율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현대차 (281,000원 ▲3,500 +1.26%)가 생산하는 '위에둥'(중국형 아반떼)은 지난달까지 21만8600대가 판매돼 폭스바겐 F3(25만5100대)에 이어 최다판매모델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엘란트라'도 15만7700대로 7위에 올랐다.
↑베이징현대가 생산하고 있는 '위에둥'(중국형 아반떼)↑베이징현대가 생산하고 있는 '위에둥'(중국형 아반떼)

하지만 소형 트럭 및 버스 지원정책은 현대·기아차에겐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중국에서 대형 트럭을 판매하고 있지만 소형 트럭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소형차 구매를 계획했던 사람들이 지원금 확대로 소형 트럭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제네럴모터스(GM)나 닛산 등이 경트럭과 소형버스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중서부 지역의 딜러망 확충 역시 현대·기아차의 당면 과제로 손꼽힌다. 이번 자동차 구매촉진책으로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서부지역의 자동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들 지역의 현대·기아차 딜러망은 다소 부족한 상황이다.

토요타는 이미 중서부지역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쓰촨공장 규모를 내년까지 1만 대에서 3만 대로 늘리고 창춘공장도 20만 대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혼다역시 우한공장 생산 규모를 20만 대에서 24만 대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24만 대 규모의 제2공장도 착공할 예정이다.

반면 현대차는 물류비 절약과 중국정부의 인허가 문제로 30만 대 규모의 베이징현대 3공장을 내륙지역이 아닌 베이징의 제2공장 인근에 짓기로 결정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중국 소형차 시장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만큼 현대기아차의 판매도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경트럭과 소형버스 시장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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