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핵심은 '최지성 체제'의 출범으로 요약된다. 최 사장은 이날 인사에서 세트와 부품을 망라해 전 사업부를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부품 부문장과 CEO 역할을 맡았던 이 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맡아 대외 관계 등을 지원하게 돼 일선 업무에서는 사실상 물러나게 됐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최 사장은 세트, 부품 전 사업을 직접 관장해 부품과 세트간 시너지를 최대화할 것"이라며 "스피드와 효율을 바탕으로 한 경영 가속화로 주력사업의 시장지배력을 극대화하고 전략사업의 세계 1위 달성을 앞당기는 임무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사장단 인사를 통해 곧 단행될 조직 개편의 윤곽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 우선 최 사장이 전 사업부를 책임지면서 올해 초 조직개편 때부터 가동했던 제품(DMC)와 부품(DS)의 양 부문 체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다.
대신 각 사업부의 독립 경영 체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양 부문 제로 개편되기 전과 유사한 점도 있지만 이전에는 반도체 LCD 정보통신 디지털미디어 등 4개 총괄 산하에 각 사업부가 있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중간 총괄 책임자 없이 각 사업부장들이 바로 최고경영자인 최 사장과 연결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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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조직 개편은 사업부별로 독립성을 더 강화하는 형태로 부품과 세트의 양 부문 체제 보다 더 발전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사업부로 있던 메모리와 시스템 LSI, 스토리지 등 반도체 관련 3개 사업부는 합쳐서 단일 사업부로 바뀔 전망이다. 권오현 반도체사업 담당 사장은 이날 인사에서 직함이 반도체사업부장으로 바뀌었다. 메모리사업부장 직함 이었던 조수인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반도체사업부 메모리 담당으로 직함이 변경됐다.
윤주화 사장이 맡게 될 경영지원실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인사에서 지원 조직 슬림화를 위해 경영지원총괄을 없애고 전무가 팀장이 되는 경영지원팀으로 축소 운영해왔다.
46년생인 이 부회장에 이어 51년생인 최 사장이 CEO가 되면서 삼성전자 경영진들의 세대교체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날일 16일 조직개편과 함께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스피드와 효율'을 강조하는 최 사장의 경영 철학이 어떤 형태로 반영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