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前회장사면' 찬성이 반대보다 10%p높아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김지민 기자 2009.12.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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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여의도연구소 설문조사…예상 깨고 긍정 반응 우세

-청와대와 여당, 사면 위한 공론화 작업 진행
-사면 시기는 내년 1월 유력…성탄절 특사 가능성도
-재계 인사 사면으로 기업 투자 및 일자리창출 확대 유도

여권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이 전 회장 등 재계 인사들에 대한 조기사면을 통해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는 대기업의 투자 확대 및 일자리 확대가 내년 경기회복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이 올해 재정효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벗어났다면 내년에는 민간 부문의 투자·일자리 확대를 통한 소비 회복이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15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최근 이건희 전 회장을 포함해 재계 인사들에 대한 사면·복권에 대한 여론조사를 이례적으로 실시했다.



이 여론조사는 이 전 회장의 사면에 대해 '공감·비공감' 형태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공감'이 '비공감'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당초 예상에 비해 사면에 공감하는 여론이 의외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여론이 긍정적으로 나옴에 따라 당 차원의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는 청와대 등과 사전교감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일각에서는 재계 인사들에 대한 조기사면이 자칫 친서민 정책에 배치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으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


당 관계자는 "재계 인사들에 대한 사면이 특혜로 받아들여질 경우 친서민 행보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을 무시할 수 없다"며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긍정 여론이 우세함에 따라 사면을 향한 조치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사면 시기가 내년 1월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등을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전 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2월 열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논의될 예정으로, 사면이 그 전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이다. 하지만 성탄절 특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정 내부에서는 이미 사면론이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사회적 공감대만 형성되고 국민들이 관대한 마음으로 선처를 베푼다면 국익을 위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이 전 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이 전 회장의 사면에 찬성하고 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이 전 회장을 포함해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할 예정이다. 여권 내부의 사면 긍정론, 여론조사의 긍정 반응 등이 확산되면서 청와대와 법무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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