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남부권, 넘쳐나는 물량에 가격 '뚝'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전예진 기자 2009.12.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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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왕 등 매매가 두달만에 3000만원 하락

올 하반기 입주물량이 쏟아진 경기 서남부권 아파트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매매가뿐 아니라 전세가격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단지 입주가 시작된 광명시를 비롯해 의왕, 군포, 안양시 등으로 가격 하락이 확산되는 추세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부터 본격 내리막을 타고 있다. 광명시에는 지난달 2070가구 대단지인 '철산 래미안자이'가 입주하는 등 4분기에만 4000가구가 넘는 입주 물량이 쏟아졌다.



철산동 '철산한신' 112㎡(이하 공급면적)의 현재 시세는 3억2000만원으로 두 달전에 비해 2000만원 하락했다. 인근 '쌍마한신' 105㎡도 시세대비 1500만~2500만원 가량 낮은 3억25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철산동 주공13단지 92㎡는 지난 9월 3억4000만~5000만원에서 현재 3억2000만원까지 빠졌다.

의왕시도 이달들어 집값 낙폭이 크다. 지난달부터 내손동 '포일자이' 2540가구, 포일동 '두산위브 2차' 420가구 등 약 3000여 가구의 입주가 몰렸기 때문. 군포는 입주물량이 많진 않았지만 광명, 의왕의 여파로 가격이 떨어졌다. 산본동 '주공6단지 세종' 85㎡가 1000만~3000만원 떨어진 2억1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신규아파트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기존아파트뿐 아니라 새 아파트값도 주춤하다. 지난달 말 입주한 의왕시 내손동 '포일자이' 82㎡형은 중층이 3억60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3억~3억25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의왕시 G공인관계자는 "분양가가 2억9900만원인데 82㎡이 3억원 대 초반에 나오고 있다"며 "급매물만 하나 둘 팔리고 거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세시장도 약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의 경우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과 달리 경기권 전셋값은 광명, 의왕, 군포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기 일대 전세가격은 지난달 말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뒤 주간 등락률이 3주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광명시 전세가격은 5주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안동 '주공5단지' 79㎡가 한 달전보다 500만원 정도 내렸다. 군포시 당정동 '푸르지오' 107㎡ 전세가격도 한 주새 500만원 이상 떨어져 1억4000만~1억7000만원 선이다. 안양시 석수동 '아이파크'도 주택형 별로 한달새 500만~1000만원 정도 전세가격이 하락했다.

경기 서남부의 이같은 매매가-전셋값 동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광명시 소하동 휴먼시아B-1,B-2블록 총 1144가구가 이달 입주하고 내년 1월 하안동에 대림e-편한세상 2815가구, 내년 3월 철산동 대우·코오롱 주공2단지 1264가구가 줄줄이 입주할 예정이어서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분양팀장은 "오랜만에 새로운 단지가 입주했다면 가격상승에 탄력에 받을 수 있겠지만 광명, 의왕 등은 이미 예정된 공급물량이라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낮았다"며 "앞으로 일반분양, 입주물량이 줄줄이 남아 당분간은 공급과잉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부동산1번지 팀장은 "전세시장의 경우 철저히 수급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인 만큼 입주가 몰리면 일시적으로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경기권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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