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말 인사 앞두고 '뒤숭숭'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권화순 기자, 도병욱 기자 2009.12.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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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은행권이 술렁이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주력하면서 인사와 조직개편을 최소화했다.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올해는 인사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1년마다 재계약해야 하는 부행장 등 임원들의 걱정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은행별 경영성과와 예상되는 인사폭이 각각 달라 반응은 엇갈린다.



◇"폭풍 불어오나"=1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내년 1월쯤 예상되는 정기인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강정원 행장이 KB금융 (83,600원 ▲1,100 +1.33%)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은행장을 비롯한 연쇄인사가 불가피해졌다. 최소 10명 이상 임원이 자리를 옮기고 이에 따른 본부장급 인사도 상당 규모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후임 은행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인사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연말 조직개편으로 2개 그룹이 축소돼 임원 7명이 나가고 5명이 새로 선임됐다.



우리은행은 이날 임원 15명이 움직이는 인사를 단행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이순우 수석부행장과 김정한 부행장(우리금융 전무겸)을 제외한 8명의 부행장 가운데 6명이 교체되고 단장급도 7명이 바뀌는 등 인사폭이 컸다.

부분적인 조직개편도 병행됐다. 은행장 직속인 여신감리와 일부 여신리스크 관리업무가 리스크관리본부 소속으로 옮겨졌다. 수석부행장이 맡아온 개인고객본부는 분리되고 단장급이던 투자은행(IB)본부장은 부행장이 맡게 됐다.

우리은행은 다음주로 예정된 실무진 인사도 큰폭으로 이뤄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점장급 인사는 120명선으로 예상됐다. 앞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청탁 등에 의존해 공정한 (인사)경쟁을 저해한 임직원은 인사 승진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업은행도 내년 1월 임원 3명, 4월에는 2명의 임기가 만료돼 여러가지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는 조용해"=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이번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형진·박주원·이영훈 부행장이 연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백순 행장 체제가 구축된 지 1년에 불과하고 올해 실적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다. 일선 부서장 급에서는 대규모 승진이 예상된다. 이 행장 체제 2년차를 맞이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의 경우 인사대상 임원이 20명 정도지만 교체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한 임원은 "1년단위 계약직 신분이니 인사철에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올해 임원들이 거둔 실적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아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라고 전했다.

농협중앙회의 임원 인사도 조용히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상무의 임기는 2년인데, 대부분 연임하지 않고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지난달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신경분리)을 담당하던 이정복 전무의 사임 등이 변수로 꼽힌다. 당시 이 전무 외 13명의 임원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나머지 임원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 추가 사임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상황에 따라 인사 후폭풍이 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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