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전 원내대표는 이틀째 쓴소리를 했다. 목표는 정운찬 국무총리다. 홍 전 원내대표는 10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정 총리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세종시 행정기관 이전에 대해 "다 갈 수도, 하나도 안 갈 수도 있다"고 한 데 대해서다. 속내야 어쩔지 몰라도 눈에 보이는 모습은 야당의 '총리 흔들기'를 빼닮았다.
전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총리의 문제인식이 안이하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한 데서 발언 수위가 더 올라갔다. "정 총리에 대한 비판이 경쟁자 견제용 아니냐"는 질문에도 "인사청문회를 본 결과 정 총리는 선출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대권후보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홍사덕 의원도 정 총리를 겨누고 있다. '차기'라면 홍 전 원내대표보다 친박계가 더 급하다. 정 총리 너머엔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친이명박)계가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다른 라디오방송에서 세종시 수정 추진과 관련, "국민과의 약속을 깨자는 사람들이 내세운 유일한 이유가 비효율인데 비효율을 수치화해 들여다보니 정말로 하잘 것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에서 청와대까지 오는 시간이 과천과 비교할 때 20여 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정부가 이를 비효율이라면서 여론몰이와 선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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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표는 한번 말 을 해놓고 주위 형편에 따라 바꾸는 사람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친이계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박 전 대표가 쓴소리를 하면 측근들은 익명의 설명만을 하던 것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박 전 대표가 '승부'를 건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책임을 같이 뒤집어 쓸 이유가 없다"는 친박 기류가 그렇다.
원 의원은 '오세훈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4년 동안 한 게 뭔지 당원과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엔 "오 시장이 서민의 눈물을 닦는 일은 도외시하고 이미지 관리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차기'를 노린 경쟁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산발적인 우려에 당심·민심 잡기 움직임이 수그러들 분위기는 아니다. 당 관계자는 "뜻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논쟁하고 나은 방향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도 "지나치지만 않는다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