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KB회장 내정자, 얼굴만 보이고 '총총'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12.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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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려야겠는데요. 제가 어머님을 모시고 보호자 자격으로 어디를 가야 될 일이 갑자기 생겼는데. 양해를 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9일 낮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국민은행의 송년 기자 간담회 자리. 강정원 행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양해"를 부탁했다. 갑작스러운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뜰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강 행장은 "1월 안으로 제대로 자리를 마련해 다시 모임을 갖겠다"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부행장들이 많이 오셨으니 말씀을 많이 나눠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한 기자가 "5분 만 간단히 질의응답을 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강 행장은 "벌써 약속 시간이 30분이 지났다"면서 간곡하게 거절했다. 강 행장은 11명의 임원 및 50여명의 기자들을 뒤로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강 행장이 불과 몇 달 전 부친상을 당한데다 평소 소문난 효자로 알려진 터라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예상 밖의 상황에 이내 수긍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이 후 최인규 부사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송년 간담회를 주재했다.

일각에선 아쉽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강 행장의 행보는 최근 금융권 최대 '화제'여서 이번 간담회에 이목이 집중된 터다.

KB금융 (92,700원 ▼500 -0.54%) 회장 선임 과정에서 중도에 2명의 경쟁 후보들이 사퇴를 했다. 이들이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파열음이 났다. 금융당국의 신호도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강 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됐다. 이번엔 회장, 행장직 분리로 비게 되는 은행장 자리를 두고서도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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