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메트로아시아캐피탈. 자본금 400억원으로 출범한 이 회사의 지분은 국내 창업투자사인 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41%, 일본 3위 대부업체 다케후지의 미국 자회사 TWJ VC가 39.1%, 한국증권금융이 19.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케후지 측은 2대주주지만 일본의 소매금융 노하우를 기반으로 사실상 경영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아시아캐피탈은 당시 일본 대부업체의 첫 국내 여신전문업 진출인데도 별다른 제동을 받지 않았다.
더구나 한국증권금융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기까지 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선 "정부가 사실상 설립을 지원한 격이 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 한국거래소(KRX)가 최대주주(11.35%)고 우리은행(7.81%) 우리투자증권(6.04%) 산업은행(5.19%) 등이 주요주주로 있다. 한국증권금융 측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였고, 여유자금 운용을 다각화할 목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다케후지의 한국 진출 방식이 일본 경쟁업체에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일본 대부업체들은 이자상한선이 연 29%에서 연 20%로 하향 조정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자 한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의 대부업보다 평판이 좋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등 제2금융권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1, 2위 대부업체 프로미스와 아코무가 국내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중견인 네오라인캐피탈도 지난 10월 '퓨처크레디트'라는 대부업 등록을 마치고 이달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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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부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대형 대부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진출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면서 "정부가 서민금융을 강조하면서 정작 소비자금융시장을 일본업체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한편 다케후지는 추심과정의 잡음과 최고경영자(CEO)의 기행 등으로 현지 언론에 오르내렸다. 다케후지의 다케이 후지오 회장은 2003년 자신에 관한 비판기사를 작성한 프리랜서 작가에 대해 직원에게 도청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다케후지의 여론을 감안할 때 국내 기관이 왜 손을 잡았는지 의문"이라면서 "국내 소매금융시장이 일본업체에 휘둘릴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메트로아시아캐피탈이) 실제 영업에서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철저히 관리·감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