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FI들, 풋백옵션 연장 합의할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정진우 기자 2009.12.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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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중대 고비, 결렬 가능성도

금호아시아나 (10,410원 ▲10 +0.10%)그룹의 대우건설 (3,700원 ▼20 -0.54%) 매각작업이 이번 주 중대 고비를 맞는다.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풋백옵션 행사 시점 1개월 연장 여부를 오는 11일 결정하는 이유에서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지난 7일 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 시점 연장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는 내용의 e메일 계약서를 다시 발송했다.



FI들은 11일까지 입장을 모아 공동 대응키로 했다. FI들이 이 방안을 수용하면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 시점은 이달 15일에서 내년 1월15일로 1개월 늦춰진다.

◇3개월에서 1개월로 축소, 왜= 금호그룹은 당초 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 시점을 3개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FI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추가 보상방안이 없어서다.



FI들의 반응에 당황한 금호그룹은 다른 조건은 그대로 두고 풋백옵션 행사 연장 시점만 바꿨다. 내년 1월15일로 정확히 한 달 늦춘 것이다. 매각을 서둘러야하는 금호그룹으로선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일부 FI들은 금호그룹의 이번 방안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해도 어차피 자금은 내년 6월15일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 협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매각대금을 내년 6월15일까지 지급할 것을 FI들과 약속했다.

은행권 FI 관계자는 "금호그룹은 현재 FI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풋백옵션 행사 시점을 조금 늦춰주면 이번 매각이 성공할 수 있다고 협조를 구하는 상황"이라며 "풋백옵션 행사 시점 연장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인 것도 FI들의 비위를 최대한 맞춘 결정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FI들로서는 매각이 이뤄지면 정상적으로 투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금호 측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풋백옵션은 금호그룹이 지난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3조5000억 원 정도를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인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주기로 한 계약이다

업계에선 대우건설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협상 대상자들의 자금조달 계획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금호가 나름의 자구책을 내놨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은 무조건 연내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기 위해 FI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며 "FI들도 별다른 사정이 없다면 1개월 연장 정도는 받아들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매각 이번 주 고비= 금호그룹은 현재 대우건설 매각을 놓고 매각우선협상 대상자인 자베즈 파트너스 및 TR아메리카 컨소시엄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아직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지 않았다.

금호그룹은 매각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면서 투자확약서를 통해 이들의 자금조달 능력을 검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직 LOC가 들어오지 않아 별다른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하면 매각 협상은 난항을 겪게 된다. 이들의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이유에서다. 이번 주 FI들의 의견 조율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주에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FI들이 다음 주에 풋백옵션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투자자가 많을수록 자칫 매각이 결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산업 (3,810원 ▲20 +0.53%)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번 매각 협상 결렬에 대비해 전담팀을 꾸렸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비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산은이 출자전환을 한다거나 무슨 지원을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일단 구체적인 매각 협상 결과가 나와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금호가 어떻게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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