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예금금리 마저…" 두 달째 하락세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12.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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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예금금리가 2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최근 은행채를 비롯한 시중금리가 하락한 결과로 해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민은행의 '수퍼정기예금' 1년제 최고금리는 4.3%를 기록했다. 2개월 전인 10월 5일 4.6%와 비교하면 0.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달 3일 금리가 4.55%인 것과 비교하면 1달 만에 0.25%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자전거정기예금'의 1년제 최고 금리도 같은 기간 연 4.6%에서 4.4%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다른 상품인 '키위 정기예금'의 하락폭도 같은 기간 0.2%포인트다.



신한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민트 정기예금' 금리는 10월 5일 4.45%에서 3일 4.19%로 2달 만에 0.26%포인트 떨어졌다.

은행들은 최근 은행채 등 시중금리가 하락해 불가피하게 정기예금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은행채 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는 10월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랐던 시장금리가 최근 안정세로 돌아섰다"며 "그 결과 시장금리에 영향을 받는 정기예금 금리도 자연스럽게 하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들이 지난해 말 유치했던 고금리 예금 만기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가 사라지자 금리를 조금씩 낮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 증시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는 사실도 은행들의 부담을 덜고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9월 이후 자금 이탈을 우려해 예금 금리를 후하게 준 측면이 있다"며 "예금 만기자금을 거의 회수했고, 현재 자금 조달에도 무리가 없어 은행 입장에서 높은 금리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월부터 3달째 상승세다. 8월말 기준 267조 768억원에서 3달 만에 276조 8204억원(11월말 기준)으로 9조 7436억원이 늘어났다.

한편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롯한 대출 금리는 10월 초 소폭 오른 뒤 한 달 넘게 고정돼 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결정짓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움직임 없이 횡보한 결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시장 상황과 자금 조달 여력, 향후 전략 등이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수치"라며 "금리를 낮게 가져가는 것은 정기예금에 대한 절실함이 조금 사라졌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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