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노조가 이번 파업을 통해 요구했던 어떤 사항도 관철시키지 못하고 철회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3차 파업'을 예고했지만 사실상 동력을 잃어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파업 장기화로 물류수송차질에 따른 산업 피해에 따른 부담감도 노조 집행부를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은 1일 평균 689억원, 총 5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신감 얻은 정부 "법과 원칙 고수"= 코레일은 "그동안의 불법파업에 대해선 그에 상응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법과 사규에 따라 그동안 고수해온 원칙대로 대응하는 것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3일 오후까지 8일간 철도공사의 자체 영업 손실액은 91억8300만원(여객부분 16억7300만원, 화물부분 50억9900만원, 대체인력 비용 24억11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노조 집행부 개개인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방침이며, 이미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김기태 노조위원장 등 197명을 고소했고, 노조원 884명을 직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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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파업을 하면 쉽게 요구에 응해주고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철도가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불법파업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철도노조의 민·형사 대응 및 징계 방침에 대해서도 "바람직 하고 지켜지리라 믿는다"고 코레일에 힘을 실어줬다.
◇'3차 파업' 예고 불씨는=정 장관의 발언처럼 이번 철도노조 파업은 그동안의 파업과는 여러 면에서 달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과거에는 파업이 벌어지면 '운송대란'이 빈번했지만 이번엔 필수인력과 대체인력 투입으로 정상운행이 어느정도 가능했다는 평가다. 또 파업 발생시 노조입장을 수용하기 보단 강경 대응으로 정면 돌파를 한 점도 달라진 풍경이다.
노조는 전날 조건부 파업철회를 선언하면서 3차 파업을 예고하며 불씨를 남겼다. 그러나 이번 파업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사실상 실패로 끝나 다시 파업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사측의 소송과 징계 수위에 따라 노조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검찰과 경찰의 철회여부 관계없이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도 변수다.
한편 사측도 올 들어 3차례 파업이 이뤄진데서 나타나듯 경영진의 책임과 소통 부재는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또 앞으로 화물열차를 필수유지 업무로 지정해 이번과 같은 물류수송 차질을 막아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