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KB회장 내정자, 숙제 산적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권화순 기자 2009.12.0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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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추스려 리딩 지주 자존심 회복, 외환銀 인수도 관건 "

강정원 KB회장 내정자, 숙제 산적


 3일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갈 길은 험난해 보인다. 지난 3개월 동안의 회장 공백에 따른 처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외풍 등으로 흔들린 조직을 다잡는 게 첫째 과제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시비, 이에 따른 정통성 문제를 불식시키는 게 시급하다. 회장 선임에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 사외이사 제도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당국의 움직임과 맞물려 어떤 식으로든 개선하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강 행장이 무리수를 뒀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당국과의 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9월 지주사 출범 뒤 KB금융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 주가에 발목이 잡혀 3조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됐다. '황영기호'가 닻을 올렸지만, 그는 1년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황 전 회장과 강 행장 사이 보이지 않는 '알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주사가 출범 1년이 지났지만, 시너지가 기대만큼 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 모든 과제를 신임 회장이 떠안아야 한다.



최대 금융지주회사의 자존심도 되살려야 한다. 2등인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는 턱 밑까지 따라왔다. 지난 9월 말 현재 KB금융 (83,600원 ▲1,100 +1.33%)의 총 자산은 331조원으로 우리금융 (11,900원 0.0%)지주(321조원), 신한금융지주(311조원),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179조원)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덩치만큼 이익 규모 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은 5220억 원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이 1조491억 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과 대비된다. 심지어 파생상품 손실로 '홍역'을 치른 우리금융도 8692억 원이나 거뒀다. 무엇보다 지주 전체 자산의 98.8%(280조9930억 원)을 차지하는 은행의 부진 탓이 크다. 내실 면에서도 1등으로서 자존심 회복이 필요하다.

금융위기로 지지부진해진 비은행 부문 사업 다각화도 해결해야 한다. 나아가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등 9개 자회사와 5개 손자회사 등과의 시너지 극대화도 필요하다.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 중단됐던 카드 부문 분사도 재개해야 한다.


황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강 행장은 회장 대행이었다. 책임지고 인수·합병(M&A) 같은 큰 결정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이로 인해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등 M&A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이젠 외환은행 (0원 %) 인수 등 M&A도 신경 써야 한다. 매물로 나온 외환은행 인수 여부에 따라 내년 벌어질 은행권 판도 변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탓이다.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하게 되면 자산 규모 면에서도 '리딩뱅크' 자리를 내놔야할 판이라 신임 회장의 역할이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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