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FI "금호 측 추가보상안 있어야"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김태은 기자 2009.12.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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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建 지분증여만으론 부족, 다른 조건없으면 배임문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1일 대우건설 (3,750원 ▲50 +1.35%)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풋백옵션 행사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FI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대우건설 매각을 포함해 금호의 유동성 문제 해결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금호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지만 도중에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매각 작업 자체가 꼬이면서 그룹 전체에 위기가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FI들은 운을 띄운 금호측 제안에 고심하면서도 내심 추가보상안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호의 제안 이후 사흘이 지났지만 주요 FI들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FI들의 고민은 아직 금호로부터 정식으로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못한데다 FI들의 구성이 복잡해 의견을 조율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15일부터 시작되는 풋백옵션 행사까지 아직 시간이 있다는 점도 FI들로 하여금 '일단 관망'하게 만들고 있다. FI들은 우선 금호의 추가적인 제안을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FI들은 금호가 지난 1일 '풋백옵션 행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이후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FI로 참여한 A은행 관계자는 "금호가 당시 운만 띄워놓고 아직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다"며 "금호의 정식 제안이 있어야 논의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금호가 다시 구체적인 제안을 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FI로 참여한 증권사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FI들은 금호가 지난 1일 모임 이후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주 내로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풋백옵션 행사 연기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금호가 적절한 보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FI로 참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조건 없이 그냥 연장해주는 것은 배임이 될 수 있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금호는 대우건설 매각에 실패할 경우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18.6%를 FI들에게 내놓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FI들은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해 금호로부터 받을 돈은 약 4조원에 달한다. 금호가 대우건설 지분을 내놓는다면, 이것을 시가로 환산한 7,300억원에 FI 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조7천억원(39.6%) 을 합한 2조5천억원을 FI 들이 갖게 된다.

FI 관계자는 "금호가 제공하겠다는 금액이 얼마 안 돼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이라며 "금호의 사정이 좋지 않지만 정식으로 다른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I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다양한 형태라는 점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사모펀드, 은행, 증권, 일반 기업 등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증권사는 이미 투자 지분을 유동화시켜 버린 상태다. 그렇다고 주채권은행처럼 의견 조율을 담당할 확실한 주체가 있는 것도 아니다. FI 관계자는 "FI 구성이 다양해서 금방 통일된 결정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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