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금호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지만 도중에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매각 작업 자체가 꼬이면서 그룹 전체에 위기가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FI들은 금호가 지난 1일 '풋백옵션 행사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이후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FI로 참여한 A은행 관계자는 "금호가 당시 운만 띄워놓고 아직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다"며 "금호의 정식 제안이 있어야 논의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금호가 다시 구체적인 제안을 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FI로 참여한 증권사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FI들은 금호가 지난 1일 모임 이후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주 내로 다른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는 대우건설 매각에 실패할 경우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18.6%를 FI들에게 내놓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FI들은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FI들이 풋백옵션을 행사해 금호로부터 받을 돈은 약 4조원에 달한다. 금호가 대우건설 지분을 내놓는다면, 이것을 시가로 환산한 7,300억원에 FI 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조7천억원(39.6%) 을 합한 2조5천억원을 FI 들이 갖게 된다.
FI 관계자는 "금호가 제공하겠다는 금액이 얼마 안 돼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이라며 "금호의 사정이 좋지 않지만 정식으로 다른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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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로 참여한 투자자들이 다양한 형태라는 점도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사모펀드, 은행, 증권, 일반 기업 등 복잡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증권사는 이미 투자 지분을 유동화시켜 버린 상태다. 그렇다고 주채권은행처럼 의견 조율을 담당할 확실한 주체가 있는 것도 아니다. FI 관계자는 "FI 구성이 다양해서 금방 통일된 결정을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