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2개월여만에 주가 반토막 왜?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2009.12.0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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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家 매출 의존도 70% '양날의 칼'.. LG전자 실적악화 관측 전망에 속락

LG전자 (105,900원 ▲2,900 +2.82%)LG디스플레이 (10,580원 ▲10 +0.09%) 등 캡티브 마켓(그룹 관계사 내부시장)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가 LG이노텍 (213,000원 ▲5,000 +2.40%)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1분기까지 LG전자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속에 LG이노텍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

진정한 글로벌 부품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형 성장을 넘어 해외 거래선 비중을 확대하는 식으로 LG 그룹 내 매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누적) 현재 LG이노텍의 LG 내부 매출 의존도는 약 70~80%에 달한다. 본사 기준으로는 매출액 1조5868억 원 가운데 1조2694억 원이 'LG그룹'에서 나온 것이다.

이 같은 높은 내부 매출 의존도가 LG이노텍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전자의 내년 상반기 휴대폰 사업이 올해보다 크게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LG이노텍의 실적 악화 및 마진 축소 전망도 잇따라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



지난 9월7일 16만 원이었던 LG이노텍 주가는 12월 1일 현재 8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2일 3만9000원에서 시작해 4배 가까이 오르면 고공행진을 거듭해 온 주가는 9월7일 정점을 찍은 후 2개월여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부품업체(LG이노텍)에 내부 시장(LG전자)은 양날의 칼이다. 전속시장이 선전하면 부품업체도 선전한다. 그러나 그 반대도 성립한다. 충격은 더 크다. 전속시장이 이익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부품 단가를 큰 폭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성은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1일 '형의 아픔을 분담할 처지'라는 보고서에서 "매출액 의존도가 70%에 육박한 LG전자 핸드셋의 믹스 부진은 LG이노텍에 큰 부담"이라며 "LG이노텍 이익 기여도의 60%를 넘는 핸드셋 부품 사업 마진은 크게 감소할 것이고 이 추세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LG이노텍이 진정한 글로벌 부품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거래선 다변화를 통해 내부 시장 매출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에 가장 큰 문제는 캡티브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며 "향후 한 단계 레벨 업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도 4, 5년 전에는 캡티브 비중이 60%를 넘었지만 고객 다변화를 계속 추진해오며 비중이 많이 낮아졌다"며 "LG이노텍이 지금 고성장하고 있는 건 맞지만 고객 다변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이노텍도 거래선 다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영호 사장은 지난해 7월 기업설명회(IR)에서 "2010년까지 해외 거래선 비중을 50% 넓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그룹 내부 매출 비중은 실질적으로는 60~70% 정도로 노키아, 모토로라 등 해외 세트업체로 공급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캡티브 마켓이 미치는 영향이 3, 4년 전과 지금 동일한 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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