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글로벌 부품업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형 성장을 넘어 해외 거래선 비중을 확대하는 식으로 LG 그룹 내 매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높은 내부 매출 의존도가 LG이노텍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전자의 내년 상반기 휴대폰 사업이 올해보다 크게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LG이노텍의 실적 악화 및 마진 축소 전망도 잇따라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
올해 1월2일 3만9000원에서 시작해 4배 가까이 오르면 고공행진을 거듭해 온 주가는 9월7일 정점을 찍은 후 2개월여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부품업체(LG이노텍)에 내부 시장(LG전자)은 양날의 칼이다. 전속시장이 선전하면 부품업체도 선전한다. 그러나 그 반대도 성립한다. 충격은 더 크다. 전속시장이 이익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부품 단가를 큰 폭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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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1일 '형의 아픔을 분담할 처지'라는 보고서에서 "매출액 의존도가 70%에 육박한 LG전자 핸드셋의 믹스 부진은 LG이노텍에 큰 부담"이라며 "LG이노텍 이익 기여도의 60%를 넘는 핸드셋 부품 사업 마진은 크게 감소할 것이고 이 추세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LG이노텍이 진정한 글로벌 부품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거래선 다변화를 통해 내부 시장 매출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에 가장 큰 문제는 캡티브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며 "향후 한 단계 레벨 업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도 4, 5년 전에는 캡티브 비중이 60%를 넘었지만 고객 다변화를 계속 추진해오며 비중이 많이 낮아졌다"며 "LG이노텍이 지금 고성장하고 있는 건 맞지만 고객 다변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이노텍도 거래선 다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영호 사장은 지난해 7월 기업설명회(IR)에서 "2010년까지 해외 거래선 비중을 50% 넓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그룹 내부 매출 비중은 실질적으로는 60~70% 정도로 노키아, 모토로라 등 해외 세트업체로 공급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캡티브 마켓이 미치는 영향이 3, 4년 전과 지금 동일한 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