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휘 사장 "KB금융 사외이사 토착세력됐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12.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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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인터뷰 불참 의사를 밝힌 이철휘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이 2일 KB금융 (83,600원 ▲1,100 +1.33%)의 사외이사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이사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사장은 이날 오전 캠코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사외이사들이 지나치게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이들이 회장 선임에 대해 전폭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이사들은 KB금융의 사외이사로서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이 가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 회장 선임 절차에서 공정성이 결여된 모습이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들은 자기들끼리 유임과 신규 이사 추가 등을 결정 한다"며 "규제받지 않은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인데, 현재 KB금융 사외이사들은 거의 토착세력이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권을 달라고 요구한 대목에서 할 말을 잃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KB금융 회장이 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KB금융 회장직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그룹 전체를 강하게 변화시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사회를 비롯해 그룹 전체를 변화시킬 생각 이었다"며 "연임을 바라지도 않으니 3년 동안 자리를 걸고 그룹 체질을 완전히 바꿔놓을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강정원 국민은행장이)외환은행을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는데, 더 큰 은행을 인수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그래야 진정한 메가뱅크가 될 수 있고, 본격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의 인터뷰 일정 변화 가능성에 대해 그는 "거의 없는 것 같다"며 "회추위에 일정 변경을 포함해 어떤 요구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원래 회장 선임 일정을 끝까지 소화할 예정이었고, 판세가 불리하지도 않은 상황 이었다"며 "일단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해 추후 상황 변화에 따른 여지를 남겨뒀다.



이 사장은 지난 1일 "현재와 같은 상황 하에서는 인터뷰에 참석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인터뷰 불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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