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5%대 vs 4%대…이유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11.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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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 KDI 5.5%…1분기부터 점진적 금리인상
-삼성경제연구소 4.3%…출구전략 시행 위험부담 크다
-정부도 4%중반으로 제시할 듯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 차이가 크다. 국책연구기관은 5%가 넘는 고성장을 전망했으나 민간연구소의 전망치는 4%대에 머물고 있다. 이유는 전망치에 따라 정책 제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5%로 제시했다. 정부의 공식 전망치인 4%보다 1.5%포인트나 높은 수치이자 지금까지 나온 국내외 연구기관의 전망치 중 최고다.

KDI는 수출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내수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빠른 성장세를 예상한 KDI는 선제적인 출구전략을 건의했다.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해도 국내 경기 회복에도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KDI는 1분기부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은 "현재 금리가 역사상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0.25%포인트씩 올려도 과거에 비해 여전히 확정정책 기조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표적인 민간경제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제시했다. 지난 9월 전망치 3.9%보다 0.4%포인트 높였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 4.4%보다도 낮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수 여력이 취약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재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금리인상 시기는 성장률이 2분기 이상 잠재성장률 수준을 유지하고 물가상승률도 3% 이상으로 상승하는 경우로 제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물가상승률이 3%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금리인상도 3분기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다.

출구전략에 대해 신중한 정부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대 중반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5%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제시하면 경제 회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선제적인 출구전략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연구기관들의 전망치가 다른 것은 주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높은 성장률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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