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서 주식담보대출 문의 크게 는 이유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11.3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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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잔고증명대출 금리 급등하자 자금 우회 확보 시도

명동 사채시장에 주식담보대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올 연말 잔액증명용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탓에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를 잔액증명 용도로 활용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 대출이 성사되는 일은 많지 않다는 전언이다. 자금목적이 불분명하거나 주가가 낮은 업체들이 많아 명동업자들이 대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주식담보대출 신청 왜 늘어나나=지난주 명동에 코스닥 상장사인 A사와 B사가 각각 2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문의했다. 하반기 들어 크게 감소한 주식담보대출 문의가 다시 늘어난 것은 올 연말 잔액증명 대출금리가 급등한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건설사와 외감법인은 올 연말에 현금 및 현금성 투자상품으로 자기자본금을 증빙해야 하는데 자본금이 부족한 업체들은 명동 사채시장을 찾아 돈을 빌려 은행 계좌에 예치하는 방식으로 자본금을 확충한다.



그러나 최근 관련 규정이 강화되면서 기존 2~3일이던 자본금 유지 기간이 한달로 늘면서 잔액증명 대출금리가 크게 올랐다. 실제로 1억원당 250만~350만원 수준이던 연말 잔액증명 대출이자는 올 연말 1억원당 40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 여파로 잔액증명을 받는 대신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이를 잔액증명 용도로 활용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하면 금리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금 증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등록말소 처분까지 받을 수 있는 탓에 해당 기업들은 이같은 편법 수단을 활용해 필사적으로 자금마련에 나서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2~3개월간 대출받으면서도 금리는 5~6% 수준으로 잔액증명 대출금리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문의하는 업체들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대출 성사는 불투명=주식담보대출 문의는 늘고 있지만 실제 대출이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명동의 전언이다. 대출해줄 만한 업체가 별로 없다고 보고 명동업자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어서다.

명동 관계자는 "대출 접수를 받고 심사를 해보면 해당 주식이 보호예수에 걸려 있거나 비상장 주식인 경우가 많다"면서 "주가도 최소한 액면가의 3배는 넘어야 대출이 가능한데 이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검찰에서 일부 코스닥업체에 대해 주가조작 혐의로 조사를 벌이는 점도 사채시장에서 대출영업이 위축되는 이유로 작용한다. 명동 관계자는 "최근 검찰이 한 홍콩계 헤지펀드가 코스닥업체 4~5곳의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주가조작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런 소문까지 돌면서 대출이 이뤄지기는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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