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유로존 골치거리로 전락하나?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09.11.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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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불안으로 5년물 CDS 201.1bp로 급등

두바이 쇼크로 그리스의 5년물 신용디폴트스왑(CDS)이 26일 뉴욕에서 전날 192.7bp보다 급등한 201.1bp(2.011%)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5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머징마켓'인 터키에 준하는 수준이다. 이날 터키의 CDS는 207~212bp였다.



같은 날 아테네 증시는 6% 급락했으며 10년 물 그리스 국채와 독일 국채와의 금리차도 6bp 벌어진 183bp을 기록했다. 지난주 독일 국채와의 스프래드는 194bp를 기록하며 지난 5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터키와 그리스의 CDS가 비슷해 질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불어난 재정적자로 인해 그리스 경제는 유로존의 골치 거리로 전락했다.



지난달 취임한 그리스의 사회당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를 당초 예상치인 6%의 두 배에 달하는 12.7%로 제시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추산한 16개 유로존 국가들의 평균 재정적자 규모인 GDP대비 6.4%도 크게 웃돈다.

게다가 의료기관에게 미지급된 의료수가가 추후에 계상 되며 그리스 정부는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도 기존 발표치보다 늘어난 GDP 대비 8%로 발표했다.

피치는 그리스 정부가 재정적자 전망치를 높이자 채권 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하며 정부가 적절한 조취를 취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하향조정이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가 위험수위에 접어들자 집행위원회도 경계에 들어갔다.

EC는 지난 11일 EU 국가들 중 재정적자 규모가 심각한 13개 국가들에게 2014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GDP의 3% 이하로 낮출 것을 요구했다. EC는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의 국가부채가 2011년 GDP 대비 135%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생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그리스 3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1.6%를 기록했다. 0.2%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던 2분기 성장률은 이후 발표된 수정 치에서 -0.1%로 조정됐다. 이로서 그리스 경제는 16년 만에 4분기 연속 마이너스 GDP를 기록하게 됐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으로의 정책 선회를 시사한 것도 그리스 경제에 연이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ECB로부터 유로존 은행들에 저리로 공급한 6650억유로 중 400억유로(600억달러)를 공급받았다. 그리스가 유로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이지만 지원받은 유동성은 6.3%에 해당된다. ECB는 다음달 3일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저리 대출프로그램 등 지원 전략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EC의 압력 하에 그리스 정부는 다음해 지출을 줄이고 재정적자를 GDP의 9.1%까지 낮출 것을 약속했다. 그리스 정부는 다음해 2월까지 EC가 요구한 수준을 실현하기 위한 계획안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지난주 그리스 은행들에 ECB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의 비중을 줄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디에고 이스카로 애널리스트는 "실업률은 오르고 신용 경색은 여전하며 세금은 오르고 있는 상황에 소비자 지출도 올해 내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리스 경제가 지금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가기 쉽지 않을 것"라 우려했다.

재정적자에 대해서도 "다음해 그리스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처벌이 있을 것"이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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