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의 만류도 소용없다. 지역구 이해 관계가 엮이면서 당 중진의원까지 나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표심'에 죽고 사는 국회의원의 생리상 자기 지역 민심을 반영하겠다는 것이어서 당 지도부도 자제해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어 속이 타는 분위기다.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도 당 지도부는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한 번 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 대안이 나올 때까지 풍설에 가까운 얘기들을 자중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당내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세종시에 정부부처가 안 가면 모든 것을 희생해도 좋다는 식이나 국책사업을 결정하는 원칙을 파괴해도 좋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국정이 어려워진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여당 내 야당'이라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4대강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지난 25일 친박계 의원 모임인 '여의포럼' 토론회에서 참석의원들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세종시에 이어 4대강 사업도 친이(친이명박)·친박 격돌이 이뤄질 수 있음을 예고했다.
한 당직자는 "한창 힘을 모아도 어려운 판에 자꾸 딴소리가 나오는 게 문제"라며 "'적보다 얄밉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