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골프여제' 계보 이으려면...

머니투데이 방형국 골프담당기자 2009.11.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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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비거리 늘리고, 뚜렷한 목표설정 절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루키` 회원인 신지애(21.미래에셋)가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시즌 마지막 대회, 마지막 홀까지 예측불허의 명승부를 펼치며, `올해의 신인상` 등 3관왕에 오름으로써 `넥스타 골프여제`의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했다.

그러나 신지애는 `골프여제`의 좋은 라이벌로 부상했을 뿐 아직 `골프여제`는 아니다. 신지애가 원조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현역 `골프여제` 오초아로 이어지는 `골프여제`의 계보를 잇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보강해야 한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드라이버 비거리`이고, 정신적인 면에서는 `뚜렷한 목표설정`이다.

신지애는 올 시즌 LPGA 25차례 출전한 투어에서 △드라이브 정확도(82.4%)를 비롯해 △언더파 확률(69.7%) △60대 타수 기록 횟수(40회) △온그린 후 평균 퍼트횟수 1.75개 등 4개 기록에서 LPGA 선수들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오초아가 가져간 '최저타수상'의 기록이 되는 '라운드당 평균 스코어'에서는 1위 오초아 70.16에 이어 70.26으로 2위이며, 라운드당 평균 버디수는 3.97개로 3위에 이름이 올라있다.

또한 올 시즌 모두 89라운드를 도는 동안 62회에서 걸쳐 언더파의 스코어를 작성, 이 부분 역시 3위에 랭크돼 있으며, TOP10 진입 확률도 48.0%로 공동 7위에 올라있고, 라운드당 퍼팅회수도 평균 28.92개로 9위를 차지하는 등 주요 기록에서 최상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문제는 `드라이브 비거리`다.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가 246.8야드로 공동 98위의 중하위권에 불과하다. 상위권 선수들에 비해 20돥30야드나 드라이브 비거리가 짧다 보니, 긴 클럽을 잡아야 하는 등 그린적중에 다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 샷 지점이 멀다보니 정교한 아이언 샷에도 불구, 자연히 그린적중률(GIR)이 71.4%로 15위로 쳐지며 TOP10에서 벗어나 있다. LPGA투어챔피언십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18번 홀에서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것이 단적인 예다.

`골프여제`의 닉네임을 듣고 있는 소렌스탐이나 오초아가 괴력이 장타자들은 아니지만, 드라이브 비거리에서 톱10안에 들 정도의 거리는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지애가 `골프여제`의 계보를 잇기 위해서는 거리 핸디캡을 해결해야 한다.



또 하나 보완해야 할 점은 `뚜렷한 목표설정`이다.

소렌스탐이나 오초아가 그리 큰 경기에는 출전을 하지 않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메이저 등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가 높은 대회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듯, 긴 호흡으로 강약을 기하고, 컨디션을 조절하기 위한 `뚜렷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타깝게 `올해의 선수상`을 놓친 것을 보약 삼아 내년에는 `우승 목표 투어`와 `승수` 등 뚜렷한 목표를 설정, 차근히 목표를 이뤄나가면 `올해의 선수상` 수상은 물론 또한 오초아의 아성인 `세계여자 골프랭킹`에서도 1위 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신지애도 이같은 점을 의식, 지난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내년 목표는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라 강조하며 "이제 어느 정도 미국 투어에 적응했고, 미국 투어에 더 집중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일본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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