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은 대출 금리 산정 체계가 비슷한 게 담합 의혹을 산 것으로 해석한다. 통상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 금리를 붙여 대출 금리가 나온다. 그런데 CD금리 급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은행들이 일제히 가산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린 게 고객 민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담합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서로 경쟁관계인데 현실적으로 가산 금리를 어떻게 담합할 수 있느냐"면서 "은행 마다 신용평가나 금리 결정 체계가 달라 입을 맞추기가 불가능하다"고 항변했다.
가산금리 인상 폭이 '담합'으로 비춰지는 이유에 대해선 대출 금리 산정 체계가 비슷한 탓으로 돌린다. C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금리 체계가 CD금리에 일정한 마진을 붙여서 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방식"이라면서 "오랫동안 이어지다 보니 은행끼리 서로 비슷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개월 간 CD금리가 급락한 여파로 은행권은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가산 금리를 올렸다고 주장한다. 은행권은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CD나 금융채, 예수금을 통해 조달한다. 정작 대출 금리는 조달 비중의 20%에도 못 치는 CD금리로만 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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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조달 비용을 제대로 반영한 기준금리를 만드는 게 '오해'를 푸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얘기다. 이를 위해 최근 은행권은 CD, 금융채, 예수금 금리를 감안한 '바스켓 금리'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를 통해 바스켓 금리를 산정하고, 여기에 각 은행 정책에 맞게 일정 마진을 붙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이 역시 '초록은 동색'이라면서 담합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