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공격적 채권발행

더벨 황철 기자 2009.11.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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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대 추가 조달 추진… 누적 규모 업계 '최대'

더벨|이 기사는 11월16일(16: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은 올해 건설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온 기업이다. 업종 리스크가 크게 부각된 연초부터 회사채·CP 등 크레딧물 발행에 적극 나섰다. 건설사로는 이례적으로 회차당 1000억~2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4번이나 끌어들였다.



이런 롯데건설이 또다시 1000억~1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선(先)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발행이 성공하면 올해 채권 누적 발행액은 9000억원을 넘어선다. 국내 건설사 중 최대 규모다.

롯데건설은 기업어음 시장에서도 2000억원 이상(ABCP 제외)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역시 건설업계에서 가장 큰 액수다.



단기차입금 상환용, 만기 2, 3년물 수요조사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올 들어 7번째 공모채 발행을 위해 투자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만기 2년, 3년물로 구체적 금리·조달액·발행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조달의 표면적 이유는 단기차입금 상환 등 운영자금 용도가 될 전망이다.


16일 현재 롯데건설의 CP잔액은 2486억원. 이중 12월7일까지 1415억원 어치의 만기가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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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은 10월 마지막주(26일) 이후 총 1685억원 어치의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이중 985억원은 만기 1개월 이하 단기물이다. 이달 들어서는 만기가 더욱 짧아져 2일 18일물 450억원을 발행했다.

최근 초단기 CP 발행은 채권 조달 때까지 최대한 금리를 낮춰 단기운용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그동안 토지대 지급 등을 위해 기업어음을 활용해 왔다.

운용사 관계자는 "건설사와 일반 회사채 간 스프레드가 크게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투자수요가 받쳐 주는 한 최대한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 주택사업장 운전자본 부담, 외부조달 증가

롯데건설은 올해 총 7번의 공모채 발행을 통해 7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발행까지 성공하면 누적 발행액은 8800억~93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건설업계 최대 규모이자 차 순위인 대우건설(4000억원)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롯데건설은 주택사업 공사 미수금, 토지매입 관련 선급금 증가로 차입금이 급격히 증가했다. 매출채권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이 커져 외부 조달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형건설사 중 토목·플랜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안정적 수주와 영업현금창출력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신평사 관계자는 "지방사업장 분양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아 주택사업 부문 매출채권이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체분양사업을 늘리면서 토지대금 지급을 위해 CP 등 단기차입금을 늘렸고, 이후 채권 발행으로 장·단기 조달 규모를 조절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사업장별 자금 투입 계획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차입금 감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투자유가증권·용지 등 비영업자산 매각을 계획하고 있어 점진적인 외부조달 축소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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