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한국 경제 5.5% 성장"

내수 확충이 가시화 전망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5.5%에 달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다른 나라보다 뚜렷할 것이라는 전망은 여러 번 나왔지만 5%대 성장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수출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내수도 회복되면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5.5%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전망은 KDI의 지난 9월 전망치인 4.2%보다 대폭 상향된 수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전망한 4.4% 보다도 훨씬 높다. KDI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도 마이너스(-) 0.7%에서 플러스 0.2%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내년 상반기에는 6.9%, 하반기에는 4.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 이유로는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와 더불어 내수의 견고한 회복세를 들었다.

KDI는 "내수경기 회복으로 고용사정이 개선되고 임금이 감소세에서 내년에는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민간소비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0.4% 성장에 그쳤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내년에는 4.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의 경우는 설비투자가 17.1%로 크게 증가하고, 건설투자는 올해와 비슷한 3.1% 늘어날 것으로 보면서 총고정투자가 7.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수출이 8% 증가하지만 수입이 11%로 더 늘어나면서 올해(415억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 165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다.


실업률은 희망근로 등 정부 일자리사업이 축소되지만 내수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전망치(3.7%)보다 낮아진 3.4%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비슷한 2.7%로 예상했다.

KDI는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의 불안요인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들었다. KDI는 "만일 환율이나 원자재가격이 급변하는 등 세계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악화되면서 세계경제 회복이 지체되면 한국 경제도 예상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현오석 KDI 원장은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처럼 세계경제가 급락하는 더블딥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면서 "5% 대 성장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대비한 기저효과를 감안해보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10일께 기획재정부의 내년 업무보고와 더불어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KDI가 비교적 객관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정부 전망치는 기저효과와 불안요인이 보다 반영돼 KDI 보다는 보수적으로 제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