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핫머니 '전쟁'…韓도 동참?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11.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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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때 달러 때문에 크게 덴 신흥시장국들 사이에서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를 막자는 움직임이 거세다. 브라질과 대만은 이미 메스를 들었고 인도네시아나 태국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내놓을 태세다.

바깥에선 외화건전성 제고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한국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한 걸로 본다. 신흥국의 연쇄적인 규제들로 경계감이 확산되면 달러가 한번에 빠져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완강한 신흥국 "위기 재발 막겠다"= 브라질은 자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달러자금에 2% 토빈세를 매기는 초강수를 뒀다. 시장 반발도 컸지만 브라질은 완강했다. 곧이어 자국기업 ADR(미국예탁증서)에도 1.5% 세금을 부과했다.

대만도 강경책을 내놨다. 외국인의 정기예금 예치를 금지한 것이다. 국채나 단기금융상품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전체투자금 30% 이상을 투자할 수 없게 했다.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의 단기채권보유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인도와 태국 정부도 비슷한 뉘앙스로 개입가능성을 전달했다.



신흥국들이 이처럼 강경대응에 나선 건 제2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다. 저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투기목적으로 신흥국에 빠르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완전히 살아난 뒤 유입자금이 쑥 빠져나가면 각국 시장은 또한번 휘청일 수밖에 없다.

수출 문제도 있다. 대규모 달러가 유입되면서 자국 통화가 강세를 띠자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한 것이다. 브라질 헤알화는 올들어 달러에 비해 36% 가량 절상됐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10% 넘게 급등했다. 그만큼 수출에서 가격경쟁력은 떨어진다.

◇韓도 '규제국'?= 해외에선 우리나라도 달리 보지 않는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외화건전성 제고방안도 바깥에선 다른 신흥국들의 조치들과 같은 맥락으로 비춰지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 역시 해외투기자본 피해를 막기 위해 외화유동성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다른 신흥국처럼 '규제국'으로 분류되면 기존에 들어와있는 달러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최근 이머징국가들의 외자유입 규제조치와 이에 대한 경계 때문에 외국투자자들의 의사결정시 국내시장에 대한 포지션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대규모 달러수요가 유발되거나 환율이 출렁일 가능성은 제한될 전망이다. 주로 중장기에 초점이 맞춰졌고 당장 시장에 직격탄을 줄 만큼 민감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서다. 다만 향후 외은 지점에 대한 추가조치가 나오면 다시 규제 논란이 불거질 여지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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