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중동 국부펀드 컨소에 팔린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11.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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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ADIC 손잡은 자베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인수가 주당 2만원~2만2000원선
- 나머지 2개업체 자금조달방안 제시못해 탈락
- 국내 그룹사 전략적 투자자로 컨소 참여할 듯

대우건설 (3,720원 ▲70 +1.92%)의 새 주인으로 중동 국부펀드 컨소시엄이 낙점받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과 공동으로 인수에 나선 자베즈파트너스(Jabez Parter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20일 자베즈파트너스 측에 이를 통보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올해 초 설립된 국내 사모투자펀드(PEF)로 국내 자본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중 하나인 ADIC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다. 신생 PEF이긴 하나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10년 이상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약해온 국내외 전문가들로 꾸려져 인수 능력이 충분한데다, 장기 투자 의지가 강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한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가 주당 2만원~2만2000원선=SI로 참여한 ADIC은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무바달라, 국제석유투자공사(IPIC)와 함께 아부다비 4대 국부펀드 중 하나로 인수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지난 6월 산업은행, 코트라와 함께 인프라, 민영화, 천연자원 등의 투자프로젝트와 주요 산업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3년 이상 장기투자할 수 있는 한국기업을 물색해왔으며 중동지역의 원전 건설이나 이라크 재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건설사로 대우건설 투자를 결정했다.

ADIA의 경우 해외 투자자산의 종류와 관계없이 폭넓게 투자를 결정하는 데 비해 ADIC은 국가기간사업에 직결되는 자산에 주로 투자해 왔다는 점에서 인수 진정성이 담보됐다는 후문이다.

인수가격은 주당 2만~2만2000원 선으로 알려졌다. 금호가 지불해야 할 대우건설 풋백옵션 규모가 4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대우건설을 주당 2만원에 매각하면 3조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어 금호생명 등 그룹 자산을 매각한 자금과 함께 금호그룹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본입찰에 참여한 나머지 두 개 업체는 인수가를 2만원대 중반으로 제시했으나 자금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해 결국 탈락했다.

미국 부동산개발업체인 AC디벨롭먼트는 컨소시엄 구성 당시 SI로 참여키로 했던 미국 기업이 파산보호를 신청한 후 다른 SI를 찾지 못해 인수여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인수전 후반까지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어 당초 이달 11일로 예정됐던 입찰 마감을 18일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2곳은 인수여력 의문시돼 탈락=국내 중견 건설사와 러시아 건설사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본입찰 참여 세 곳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으나 매각 주관사가 직접 러시아에 가서 실사한 결과 기업 실체와 자금출처가 불명확해 인수 주체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럽계 건설사의 경우 플랜트 부문의 분할 매각을 요구하며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들에 투자 참여를 타진했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주관사 측에 입찰 마감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그룹사의 추가 SI 참여도 점쳐진다. 자베즈파트너스는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기 직전까지 국내 기업 1~2군데와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중동 국부펀드의 특성 상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대우건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여럿 되기 때문에 가격과 인수 구조에 따라 국내 SI의 투자 참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그룹은 오는 23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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