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4色 여행]그 섬에 가면 '빙그레'

머니투데이 최병일 기자 2009.11.19 11:14
글자크기

바다에 뿌려진 보석 201개…"역사·영화·건강·축제를 찾아 떠나자"

대지의 끝 그 너머에 섬이 있다. 예전에는 뱃길을 따라 가야 했던 완도는 이제 대교 하나만 건너면 쉽게 품안으로 다가온다. 완도읍을 지나 청해진에 닿으면 해상왕 장보고의 흔적들이 세월의 거리를 넘어 훌쩍 향기를 품고 흩어진다.

완도는 빙그레 웃을 완(莞)자와 섬 도(島)자를 써서, 고향을 생각하면 따뜻하고 포근한 감정이 솟구쳐 올라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완도읍의 전경▲완도읍의 전경


실제로 완도는 초겨울의 스산한 서정을 밀어낼 만큼 살가운 바람이 분다. 다도해라는 이름에 걸맞게 완도군에는 201개(무인도 포함)의 섬들이 보석처럼 흩뿌려져 있다.



해상왕 장보고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는 장도 청해진 유적지를 비롯해서 금당8경의 풍취를 자랑하는 금당도,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윤선도의 유적지 보길도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 시티로 지정된 청산도 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풍광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기름지기 짝이 없는 바다에서는 삼치, 멸치 조기 등의 어류가 풍성하다. 또한 전복을 비롯해서 김과 미역 톳 등 양식업의 보고이기도 하다. 오염되지 않은 바다와 해안 그리고 모래사장 군락을 지어 피어 있는 난대성 식물까지 어느 섬에 닿아도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들이 사람들을 반겨준다. 강태공들에게도 완도는 파라다이스다.



새끼 섬마다 포인트가 될 만한 낚시터를 품고 있고 청산도 지리해수욕장 인근은 우리나라 최대의 바다낚시터로 돔과 능성어, 우럭 등 고급어종이 풍부하다.
이처럼 완도는 유적지와 자연풍광이 어우러진 곳이기에 넉넉하게 시간을 내어 테마별 여행을 떠나기에 더할 나위없는 곳이기도 하다.

◆ 테마1 - 역사의 흔적을 찾아 떠나자
▲세연정 윤선도의 흔적이 묻어 있는 보길도의 유적지▲세연정 윤선도의 흔적이 묻어 있는 보길도의 유적지
최인호의 역사소설 ‘해신’을 통해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로 다가온 장보고의 발자취는 완도읍내와 장도에 골고루 퍼져 있다. 장도 장좌리 마을 앞 해상에는 장보고 대사가 822년 청해진을 설치한 곳으로 섬 중앙의 당집을 중심으로 목책과 토성 등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완도읍에는 장보고 기념관이 있다. 장보고 대사의 한 중 일 삼국의 고고학적 자료와 문헌기록을 집대성해 놓았으며 그의 유물과 흔적들을 뿌리, 생성, 제국, 항해의 4개의 존으로 나누어 상설전시하고 있다.


고금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려 설립한 충무사가 있다. 충무공은 이곳에서 전라도 수병 8천 명을 모아 병사를 훈련시키고 전열을 정비하여 노량해전에 출전, 대승을 거뒀다.

보길도에 있는 윤선도 원림도 꼭 가봐야 할 코스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별서서원으로 고산이 직접 조성한 생활공간이자 놀이공간으로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어부사시사’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원림에는 부용동정원, 낙서재, 동천선실등 부속 건물들이 아기자기한 멋을 자랑한다.



◆ 테마2 -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 떠나자
▲해신의 촬영세트장 신라방의 모습▲해신의 촬영세트장 신라방의 모습
완도읍에는 해신 드라마 세트장이 잘 정비되어 있어 아이들의 역사 체험장으로 그만이다. 불목리에는 10,000㎡ 규모의 신라방 세트장이 조성되어 있다. 중국거리, 설평상단 및 이도형상단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청해진 유적지는 실제로 장도에 있지만 세트장은 완도읍에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양주일각, 저잣거리 촬영용 대형목선까지 전시되어 있어 가족단위는 물론 연인들끼리도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문의 061-554-2216)

청산도에는 ‘겨울연가’ ‘여름향기’ ‘가을동화’ 계절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봄의 왈츠’의 촬영지이다. 청산도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봄의 왈츠’ 촬영장은 매년 봄이면 노란색 유채꽃이 지천으로 피어 장관을 이룬다.

임권택 감독의 역작인 ‘서편제’의 촬영지도 청산도이다.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이 영화배우 오정해와 함께 정선아리랑을 부르던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청산면 당리의 길가에서 촬영됐다.



◆ 테마3 - 건강까지 좋아지는 에코 투어
▲청산도 그림같은 자연의 모습▲청산도 그림같은 자연의 모습
‘건강의 섬’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지 않게 완도는 자연의 원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시아 최초로 ‘치따슬로’(슬로우 시티) 청산도는 마치 전래 동화 속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끝없이 펼쳐진 돌담길과 마을 어귀 뱃머리의 옛날식 다방은 잃어버린 옛것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구들장 논에 전래 풍습인 풍장과 고인돌까지 둘러보면 이곳에서 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천연기념물 제28호인 주도는 137여 종의 상록수가 있는 식물의 보고이다. 모밀잣밤나무, 육박나무, 생달나무, 감탕나무, 붉가시나무 등을 주로 한 상록수림이며, 밑에는 황칠나무, 영주치자, 빗주기나무, 광나무, 굴거리, 돈나무 및 쇠물푸레나무 등 102종류가 자라고 있다.

이 섬은 봉산으로써 벌채를 금하여 왔으며, 중앙에는 성황당이 있어 더욱 나무를 다치지 못하게 하여 원시림 그대로 보존되어 오고 있다



완도에 오면 입이 즐겁다. 여행의 백미 중에 하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면 완도는 입이 즐거운 행복한 여행지가 될 것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복은 비린 맛이 없고 입안에 풍기는 향미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완도산 전복을 최고로 처 준다는 주민들의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1월경에만 잠시 맛볼 수 있는 삼치회도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한다. 묵은 김치와 파를 곁들여 간장에 찍어 먹으면 들큰 하면서도 사르르 녹는 듯한 맛이 기막히다.

◆ 테마4 - 사계절 축제와 함께 떠나자
▲해마다 5월에 열리는 장보고 축제▲해마다 5월에 열리는 장보고 축제
완도에는 다양한 축제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알려진 축제는 장보고 축제다. 매년 5월경에 개최되는 장보고 축제는 해상왕 장보고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로 열리며 당시 복장으로 거리를 누비는 장보고 거리극 퍼레이드를 비롯해 전통재래김뜨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매년 연말이면 해넘이 해맞이 축제가 기다린다.



풍물놀이 등의 문화축제는 물론 촬영대회 사진전 등이 거리 곳곳에서 열린다. 이밖에도 금일다시마축제(매년5월경), 노화전복축제(매년 5월경), 고금월송축제(매년 10월경), 보길 윤선도문화 축제(매년 4월) 등이 사계절 내내 이어진다.

교통편 - 서울에서 열차 고속버스 항공편으로 광주도착- 광주터미널에서 완도방면 버스 이용(2시간 30분 소요) 완도에서 각 섬들간의 배 길은 항만 터미널(061-552-0116)이나 완도군 문화관광과(061-550-5224) 각 여객선 항구에 문의하면 이용시간을 알 수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