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환율에 풀죽은 증시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11.18 08:09
글자크기

美증시와 디커플링... 모멘텀 약화 원인

증시가 또다시 디커플링(차별화)의 길을 걸었다.

미국증시가 연중고점 랠리를 보이며 1%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 전날(17일) 우리 증시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장 초반엔 코스피지수가 1600까지 오르는 등 상승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환율과 수급 등의 요인으로 결국 1590까지 내주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1595에 위치한 20일 이동평균선 돌파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과 미국 증시가 디커플링을 계속해나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증시전문가들은 모멘텀 약화, 달러캐리트레이드 매력 감소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한국의 이익모멘텀이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괜찮지만 이미 클라이막스(정점)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증시는 현재보다 미래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현재 좋으냐가 아니라 앞으로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냐에 민감하다.

유가가 지난해 12월19일 배럴당 33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최근 80달러까지 올랐고, 올 초 한 때 1700원까지 갔던 원/달러환율도 1150원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실적을 둘러싼 외부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어제 1600선까지 돌파했던 코스피지수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50선 아래까지 내려와 연중최저점을 찍자 다소 한풀 꺾이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도 이것의 방증이란 설명이다. 또한 수출주 대신 은행, 철강금속 등 내수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것도 환율에 대해 증시가 민감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최근 3조원대 머물렀던 거래대금이 4거래일간 4조원을 웃돌았고, 전날의 경우 5조원에 육박했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이다. 수급에서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는 것이 아닌지 기대해볼만한 요인이다.

18일 증시는 또다시 소폭 상승세를 이어간 미국발 훈풍과 함께 장을 시작한다. 연중고점 랠리를 보이는 미국과 지지부진한 한국증시, 과연 계속 각자 제 갈 길을 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증권사의 '오늘의 시황'
-내수주, 중국관련주 위주로 선별적 대응

우리투자증권=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위안화 절상 이슈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시기나 위안화 절상여부 자체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미 글로벌 투자자금은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배팅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위안화 절상이 이루어질 경우 중국 구매력 강화에 따른 중국 내수시장의 팽창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과 원화 강세에 따른 수혜주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권에 두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수출주들의 경우 당장은 원화 강세에 따른 실적 모멘텀 약화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보면 조정과정 속에 선별적인 매수의 기회를 노리는 매매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삼성증권=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의 강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마감했는데 이것은 모멘텀 부재 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거래대금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증권 시장 기준으로 3조 3000억원대까지 떨어졌던 거래대금이 4조 9000억원까지 상승했다.

비록 주가는 하락 마감했지만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이슈다. 지수의 상승탄력은 크지 않더라도 종목별 대응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내수업종의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하락 이슈와 중국 내수부양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박스권 상단의 견고함은 전날 재확인되었고, 정체된 국내 증시는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있다. 정책이나 미국 소매경기 개선 등 외부에서 모멘텀을 획득될 수 있을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이동평균선을 근간으로한 기술적인 대응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하며, 전날 다소나마 개선된 거래관련 지표들의 추가적인 개선 여부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겠다.

현대증권=원/달러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서 연중 최저치(1154.10원)를 기록하자 증시에서 수출주(IT·자동차)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철강·건설·은행·음식료 등 내수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미 증시와의 상관관계 그리고 시세의 연속성 확보가 미흡한 상황으로 적어도 환율과 수급여건의 개선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할 것으로 보여 진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