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투자' 전경련 회장단 신중 모드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이상배 기자 2009.11.17 20:45
글자크기

(상보)"검토 해 본적 없다" "들어보겠다"..정 총리와의 만남은 '화기애애'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가 열린 소공동 롯데호텔.

회장단이 하나둘 모습을 보이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회의 이후 진행될 만찬에 참석하는 점을 감안, 세종시로의 기업 이전이나 투자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회장단은 그러나 "아직 검토해 보지 않았다"거나 "들어보러 왔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만찬 호스트를 맡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세종시에 연구센터 등을 이전하는 문제를 아직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정부와 접촉하거나 어떤 언질을 들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답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들어보러 왔다"고 짧게 말했다. 만찬 중 잠시 밖으로 나온 조석래 전경련 회장(효성 회장)도 "세종시 문제는 법안이 나와야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한미 FTA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주로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총리는 만찬 인사말에서 세종시를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표시하면서 경제계의 관심을 참여를 촉구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는 진정으로 국가와 충청도에 명품도시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지금 상태로는 목표인구인 50만 명을 유입시킬 수 없다. 행정 비효율, 통일 후 수도 재이전 논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인 자족도시를 만들기 위해 민관이 함께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민간에 토지를 부여하는 방안과 상당 폭의 재정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회장단은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세종시가 제대로 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한 후, "세종시에만 지나치게 지원이 이뤄져서 다른 곳에서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행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후 세종시에 대한 깊은 논의나 장시간 논의는 없었다.

정 총리는 세종시 문제 외에 장기 연구개발(R&D) 투자의 중요성, 한미 FTA 조기 비준 필요성, 지구환경 변화와 관련한 온실가스 감축, G20 회의 등과 관련한 협조를 당부했다. 조 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전임자 임금과 복수노조 문제 등 각종 규제완화 법안을 잘 풀어줄 것으로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허창수 GS 회장, 강덕수 STX 회장, 김 윤 삼양사 회장, 류 진 풍산 회장 등도 참석했다.

한편 이날 만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정 총리는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아주 분위기 좋았다"고 말했다. 건배주로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쌀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막걸리 누보'를 건배주로 썼다"고 소개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