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소송 이겼어도 '산 넘어 산'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2009.11.1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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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IC와 현대오일뱅크 투자사업 놓고 갈등 불거져

현대중공업 (194,400원 ▼3,900 -1.97%)이 국재중재에서 승소해 현대오일뱅크의 경영권을 되찾아 올 수 있게 됐지만, 소송 상대였던 아랍자본 아부다비 국영투자회사(IPIC)와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와 IPIC의 자회사 간 대규모 합작투자 여부를 놓고 IPIC와 대립 중이다.

1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오일뱅크와 일본 코스모석유가 공동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생기는 회사는 2013년까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에 총 100만톤 규모의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새 회사의 지분은 오일뱅크와 코스모석유가 50대 50으로 나눠갖게 되며, 코스모 석유가 6억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대산공장 BTX생산시설과 일부 공장부지 등을 현물출자하거나 합작사에 매각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20%를 소유한 2대주주 현대중공업은 그간 이사회 등을 통해 합작회사 설립에 반대해 왔다. 최대주주인 IPIC가 회사의 '알짜사업'인 BTX를 회사 밖으로 '빼돌리려는' 시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코스모석유는 IPIC가 최대주주(지분율 21%)인 자회사이기 때문에, 이 회사와 합작해 회사를 만들고 공장 설비까지 넘기는 것은 사실상 IPIC에게 BTX공장 소유권 절반을 헌납하는 것이라고 현대중공업은 보고 있다.

그러나 임시주총에서는 회사 설립 안건이 일단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에서 지긴 했지만 IPIC가 아직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임시주총 개최를 막기 위해 현대중공업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단은 주총의 결과를 지켜 보고자 한다"며 "앞으로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새 최대주주로서 재협상의 여지도 생길 것이기에 급하게 대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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