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한토신 지분 매각 '골머리'

더벨 민경문 기자 2009.11.1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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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인수자 없어 두차례 유찰..."성장성 불투명"

더벨|이 기사는 11월16일(14: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한국토지신탁 (1,000원 ▼1 -0.10%)(이하 한토신) 지분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라 올 초부터 매각에 착수했지만 입찰이 두 번이나 무산됐다. 현재 수의 계약도 검토중이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날 지는 미지수다.



매각 대상 지분은 LH가 보유중인 한토신 보통주 7900만주 가운데 3000만주(11.88%)로 현재 시가(13일 종가 950원)기준으로 285억원 정도다. 지난 4월 초 동양종금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며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여타 민영화 대상 지분과는 달리 한토신은 상장사(코스닥)였던 만큼 순조로운 매각이 예상됐던 터였다.

지난 7월 이뤄진 첫 본입찰은 당초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2곳 가운데 한 곳만이 제안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유찰이 됐다. 경쟁 입찰인 만큼 최소 두 곳 이상이 본입찰에 응해야 거래가 성사되기 때문이다.



두 달 후 LH는 다시 공고를 내고 한토신 지분 매각에 재차 도전했다. 대주주(아이스텀앤트러스트)가 설립한 운용사인 아이스텀파트너스를 포함해 4곳의 사모투자펀드(PEF)가 LOI를 제출할 정도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역시 결과는 입찰 무산으로 끝이 났다. 최종 입찰에 두 업체가 나섰지만 모두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LH관계자는 “해당 PEF들이 유한책임사원(LP)으로부터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했던 만큼 딜을 계속 진행시키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두 번의 매각 불발은 무엇보다 한토신 지분에 대한 인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1996년 설립된 한토신은 아파트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토지신탁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 지난해 영업수익 (1093억원)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지만 향후 성장 전망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주력사업인 토지신탁 부문은 KB부동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등이 매출비중을 확대하며 한토신을 바싹 추격하고 있다. 비토지신탁부문의 경우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신규 부동산신탁사 인가 및 증권사 신탁업 겸영이 본격화되면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토신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신규 수주물량이 감소했다”며 “현재로선 마땅한 성장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가(13일 종가 950원) 역시 액면가(1000원)를 밑돈 지 오래다.

현재 LH의 대안은 매각 재공고 실시와 수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 두 가지다. 매각 재공고를 통한다면 처음부터 LOI를 다시 받을 수는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두 곳 이상의 입찰자를 기대하긴 무리라는 평가다. 시간과 비용의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수의 계약의 경우 현재 대주주인 아이스텀앤파트너스가 유력한 후보지만 이 또한 장담하긴 어렵다. 이미 보유지분 31.4%로 최대주주인 데다 LH의 잔여 한토신 지분 4900만주에 대한 콜옵션(매도청구권)까지 가지고 있다. 주가 상승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분 매입은 불필요하다는 논리다.

LH 관계자는 “현재 추이로 봐서는 당초 계획했던 연내 지분 매각이 불투명하다”며 “매각 재공고를 낼 지 수의계약을 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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