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위안화 시대 올까= 중국은 2005년 7월 환율 제도를 개혁하면서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수급이 환율결정에 있어 최우선 요인이되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이후 3년간 위안화는 약 18% 절상됐다. 환율제도 개혁 전 달러당 8위안을 넘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 6.8위안까지 내려왔다. 그만큼 위안화 절상속도는 빨랐다. 그후 위기가 터졌고 자국수출 악화를 우려한 중국정부가 페그제(고정환율제)를 들여왔다. 환율은 달러당 6.82~6.84위안 사이에서만 움직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후진타오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시장친화적 환율정책을 고려한다고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을 재차 압박한 걸로도 보인다. 앞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미 대통령의 방중에 맞춰 위안화 강세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내에서도 폭은 어떻든 위안화 절상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곽경탁 산업은행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1년후 예상환율을 볼때 역외선물환 환율이 현물환보다 3.5% 절상돼 있는데 이 격차는 1년후의 현물환을 예측해볼 수 있는 수치가 될 수 있다"며 "여기에다 중국으로 들어오는 핫머니 유입속도를 감안하면 내년말까지 5%까지 절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영향은= 현재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중국 정부의 대응이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같은 아시아 신흥국으로 묶여 원화값도 덩달아 절상될 수 있어서다.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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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절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불거지면 원화값 상승 즉 원/달러 환율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 그렇잖아도 심상찮은 달러약세 기조에 대비책을 마련 중인 국내 수출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위안화보다 원화 절상속도가 더 빠르면 대중 무역에서 손실은 더 커진다. 곽 수석연구원은 "원화 환율은 자유화 정도가 위안화보다 높아서 시장흐름에 따라 절상속도가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대중무역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도 무작정 고정환율을 고수하고 있을 수만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지가 강해지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미국과 관계를 무시할 수 없을 뿐더러 외자유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페그제를 유지하면 그만큼 부담은 더 커진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미국과의 역학관계를 고려해야 함은 물론 중국이 고정환율제도를 계속 가져간다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이것은 다시 중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완만한 정도의 절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