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에 발묶인 '강남 재건축'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장시복 기자, 전예진 기자 2009.11.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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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호가'뚝'…적어도 연말까지 약세 이어질 듯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여파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17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10월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서 강남 재건축의 경우 거래급감과 가격 하락이 확연한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이달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DTI 규제와 함께 시기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든 만큼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현재의 부진한 모습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들어 거래 '전무'..호가 낮춘 급매도 외면=강남권 주요 재건축단지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달들어 10월 매매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끊겨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DTI에 발묶인 '강남 재건축'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51㎡(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DTI 규제전 최고 10억50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매물이 10억원 밑에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 남도공인 관계자는 "보름전에 9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진 이후로는 거래가 안되고 있다"며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직전 거래가 보다 낮게 나온 매물이 아니면 매수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실시 결정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77㎡는 지난달 10억~10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현재 9억9000만원까지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거래가 전혀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역시 호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황에서 거래가 전무한 상태다. 이 아파트 77㎡는 지난달 말에 11억5500만원에 거래된 뒤 현재 호가가 11억5000만원까지 낮아졌지만 매수자들의 입질이 없다. 85㎡ 역시 10월 중순 매매가인 14억8000만원에서 호가를 크게 낮춘 14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대치동 은마아파트
◇"연말까진 약세 지속될 듯"=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의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TI와 재건축 매수자 자금 출처 조사 등 각종 규제 강화가 효과를 내면서 수요가 위축된데다 시기적으로 비수기에 접어들어서다.

더구나 내년 2월까지는 수도권 신규분양에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적용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기존주택 보다는 신규분양시장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연말 방학 수요나 봄 이사 수요가 있기 전까지는 특별히 시장을 움직일 만한 요인들이 없는 만큼 약보합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10월 실거래가 자료에서 보면 추석 이전 매매가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권 재건축의 실거래가가 많이 빠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최소 연말까지는 이같은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중층 재건축단지들이 안전진단 통과 등의 가시적인 움직임을 내기 시작하면 강남권 재건축이 반등할 수 있겠지만 그 이전까지는 지금의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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