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세진 하락압력=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5.5원 내린 1154.8원에 장을 마쳤다. 상승과 하락 양방향으로 팽팽한 움직임은 지난주와 비슷했지만 하락 압력이 좀더 강해서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연저점 부근에서 당국에 대한 경계와 달러수요가 있었지만 글로벌달러 약세가 이어진데다 숏심리(하락기대)가 커지면서 전자나 중공업업체의 네고물량이 나와 연저점을 낮췄다"며 "역외에서 대규모 매도세도 이어졌다"고 전했다.
◇1150원 한 번 뚫리면…= 단기적인 지지선은 1150원. 심리적 지지선이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은 "급락은 어렵겠지만 1150원이 밀린다면 1120원이 의미있는 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1150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한 번 뚫리기만 하면 11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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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급락은 어려울 거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당국의 수성의지가 더 강해질 거란 이유에서다. 일단 1150원이 흔들리면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보다 강한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규모 달러수요도 예정돼 있다. 한국전력은 23일까지 12억달러를 환전해야 한다. 전환사채 상환을 위해서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전이 매수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매수할 거라고 보고 있다. 그럴 경우 당국의 속도조절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환율하락을 제어할 수 있단 뜻이다.
환율하락에 가장 큰 변수인 달러약세는 지속될 걸로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과 밀접하게 연동된 유로가격도 오름 추세다. 이날 마감시각 달러/유로 환율은 1.49달러대 후반으로 강세를 잇고 있다.
최근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중미간 환율전쟁도 원/달러 환율에 일조할 걸로 보인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위안화 절상압력은 중국이 타겟이지만 아시아를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중국이 절상으로 방향을 틀면 우리도 환율 방어 필요성이 떨어져서 하락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