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12억弗 외환시장서 산다

더벨 이승우 기자 2009.11.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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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조기 상환자금.. 정부 환시개입 지원?

더벨|이 기사는 11월16일(11:1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이 해외 채권을 발행하려던 계획을 돌연 철회하고 전환사채(CB) 상환을 위해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정부와 모종의 협의를 거쳐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공기업인 한전이 외환당국의 대타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이 CB 상환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12억달러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이달 말까지 서12억달러에 달하는 달러 매수 요인이 발생한 것이어서 외환시장 수급에 적지 않은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억弗 CB 조기 상환..시장서 직접 조달



지난 2006년 한전이 발행한 해외 CB는 유로화가 4억1800만유로, 엔화가 579억엔이다. 달러로 환산하면 12억달러 정도가 된다.

5년 만기로 발행됐으나 3년 이후 조기 상환 콜옵션이 붙어있다. 한전은 이를 조기 상환하기로 했다. 상환일자는 유로화가 오는 23일, 엔화는 25일이다.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당초 한전은 5억달러는 시장에서 매입, 7억달러는 해외채권을 발행해 조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씨티와 모건스탠리 등 해외 투자은행(IB)들과 글로벌 채권 시장에 대한 탐색을 하고 있었다. 이번주 정도 로드쇼를 통해 실제 채권 발행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주 후반 해외채권 발행 계획을 접었다.

한전 관계자는 "해외채권 발행을 통한 조달보다는 원화로 조달해 환전해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이 났다"며 "해외채권 7억달러 발행 계획을 접었다"고 밝혔다. 금리 매력이 없다고 판단했고 또 발행 이후 CB 상환 시기까지의 환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컸다고 한전 관계자는 덧붙였다.



"정부와 협의"...정부 개입 부담 완화

한전이 택한 방법은 결국 외환시장에서 12억달러 모두를 사들이는 것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2억달러어치 달러화를 사들이고 이를 달러/엔과 유로/달러 시장에 팔아 각각 엔화와 유로화를 사들이는 크로스 거래를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서울 외환시장에서 12억달러 달러 매수 요인이 발생한다.

이같은 방법을 선택한 것은 한전이 밝힌대로 해외채권 발행 이후 환리스크 부담과 금리 매력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해외채권을 발행하면 스왑시장을 통해 자금 소요일까지 헤지를 해야 한다. 또 아직 한국물 저평가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원화채권 대비 발행 비용이 크게 저렴하지도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유 외에 최근 환율 하락 제어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정부와의 협의를무시할 수 없다. 외환시장에서 직접 사들이면 그만큼 달러 매수 개입 효과가 발생, 정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현물환 시장 뿐 아니라 역외 차액결제선선물환(NDF)까지 이용하면서 과도한 환율 하락을 막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전의 해외채권 발행 계획 취소는 결국 신규 달러 매수 요인을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한전 관계자는 "공기업인 한전은 외화조달에 대해 정부와 협의를 한다"며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그대로 사들이면 정부가 좋아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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