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세종시에 맥주공장 지을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9.11.15 19:05
글자크기

롯데그룹, 세종시에 맥주공장 신설 검토중..넘어야 할 산 많아

롯데그룹이 정부의 사전 허가를 전제로 세종시에 맥주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세종시에 기업을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현재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에만 내준 맥주 제조면허를 롯데그룹에도 새롭게 내줄지 미지수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5월 오비맥주 인수에 실패한 이후 그룹 차원에서 세종시에 맥주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정부가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보를 위해 일부 부지를 내준다면 세종시에 맥주공장을 신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정부가 세종시 추진방향을 5대그룹 유치 쪽으로 선회하려는 것과도 맥을 같이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실제 세종시에 맥주공장을 지을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행정수도'에서 '5대그룹 유치'로 낮춰진 세종시 추진방향에 대해 충청권 등 민심이 동의표를 던질지 안갯속이다. 롯데그룹이 세종시 입주의 전제로 삼은 '맥주공장 신설'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현재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가 양분하고 있는 맥주시장에 롯데그룹이 뛰어들려면 정부가 맥주 제조면허를 내줘야 하는데 이 경우 또 다른 특혜 시비가 나올 수 있다. 롯데그룹이 오비맥주 인수전에 적극 뛰어든 것도 새롭게 맥주 제조면허를 받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 맥주회사를 인수하려는 것이었다.

세종시가 대규모 맥주공장을 지을 만한 입지여건을 갖췄는지도 평가가 엇갈린다. 롯데측은 "맥주공장 후보지가 굳이 수질이 좋아야 할 필요는 없다"며 유통과 물류 여건이 좋은 세종시가 후보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들은 "맥주공장을 설립하는 데는 물이 핵심 요건이다"며 "천연 암반수 등 물 맛은 물론 맥주를 만들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느냐도 맥주공장 입지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세종시 맥주공장 신설 여부는 앞으로 지역 민심과 정부 입장, 맥주 제조면허 가능성, 후보지 타당성 등 주요 변수에 따라 180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