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첫 訪中, 위안화 절상 계기될까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안정준 기자 2009.11.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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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3박4일 일정 시작..북핵 등도 주요 의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시선이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다.

15~18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는 오바마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 후진타오 국가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정상들을 만나 북핵문제에서부터 기후변화까지 글로벌 현안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을 가질 예정이다.

◇ 오늘 상하이 방문으로 일정 시작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상하이 방문으로 시작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디즈니랜드 건설 승인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15일 상하이를 방문, 한정(韓正) 상하이 시장을 만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까지 상하이에 머물며 2010년 상하이엑스포 참석을 공식 발표하는 한편 중국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도 가질 계획이다.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중국 방문 사흘째인 17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과 이란 핵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의 급격한 군비 증강에 대한 우려의 뜻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들은 이와 관련, 북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긴 힘들겠지만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는 식의 원론적 수준의 합의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 총리와의 만남은 18일 이뤄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 총리에게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국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강조하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위안화 절상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위안화 절상이 최대 화두


늘어만 가는 대중 무역적자에 한숨만 짓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선 위안화 절상은 북핵보다 더 시급한 해결 과제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중 중 중국의 유연한 환율정책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정부가 당장 적극적인 위안화 절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동안 위안화 절상 요구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중국이 지난주 이례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의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긴 했지만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염두에 둔 유화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후 주석은 13일 "경제성장을 위해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 진작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 문제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수출 불균형은 위안화 절상을 배제하고는 해소될 수 없는 부분이다. 때문에 후 주석의 발언은 오바마의 방중을 앞두고 환율 문제도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빠른 시일 안에 위안화 절상은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3분기 통화정책 보고서는 위안화 절상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라 핫머니 유입을 막기 위한 환율 시스템 정비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주장한다.

◇ 中의 진정한 G2 자리매김 기회?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더욱 큰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중국의 위상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21세기 들어 급속한 경제성장세를 앞세워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넓혀 갔으며 이미 미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G2'의 반열로 올라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구소련 해체로 양극체제가 붕괴되고 세계 유일의 '슈퍼 파워'로 군림하던 미국은 '지는 해'인 반면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대미 무역 흑자를 발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 동등한 위치의 글로벌 리더국가로 자리하기는 아직 이른 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국을 바라보는 서방의 시선이 곱지 않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 대부분이 여전히 중국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서방국들이 이처럼 중국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국제 현안에 있어 자신들이 내세운 해법에 중국이 번번이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의 경우, 중국의 식량, 에너지 지원이 절실한 현재 북한 체제 사정상 중국의 적극적인 행동이 6자회담 이상의 확실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매번 결정적 순간 한발 물러나며 문제 해결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최근 중국이 자원외교를 강화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다르푸르 지역에서 한쪽으론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면서 반대편에서 학살 주범인 수단 정부에 무기를 판매했다.

이란핵 문제 처리도 다르지 않다. 서방이 유엔을 앞세워 이란에 대한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강구할 때마다 중국은 한번 더 기다릴 것을 주장했다. 이 와중에 중국과 이란간의 석유 협력은 한층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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