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변심 "연내 금리인상 없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11.1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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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조기 금리인상' 전망 속속 철회

1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던 증권사들이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이후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3일 "한은이 결국 조기 금리인상을 선택해 미래에 다가올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사전에 차단하기보다 현재에 충실하려는 보수적 전통을 지켜가는 쪽을 선택했다"고 판단했다.



양 애널리스트는 "과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늦추면서 주택거품을 키웠고 금융위기 원인이 됐다는 비판에 따라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과거와 다른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봤다"며 "우리나라도 부동산 가격은 2002년에 크게 오른 후 2005년 중반부터 다시 올라 금융위기에도 하락하지 않으면서 한은이 과거와 달리 한 박자 빠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아직 저금리에 따른 혜택이 더 크고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 그의 예상을 벗어났다.



그는 "이 총재는 저금리로 인해 물가와 자산 가격 상승, 수입 수요 증가를 일으켜 경상수지 적자로 나타날 수 있고 외화수요를 너무 많이 일으킬 수 있는데다 부의 이전에 따른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부작용이 뚜렷해져야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보였다"며 "다시 말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명분이 더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고축적과 재정확대라는 변수가 앞으로 줄어들고 민간이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 △주택가격이 당국의 규제로 상승세가 주춤 하다는 것을 들어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뜻을 시사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양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과거 금통위가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이 반등 추세를 보이고, 소비자물가보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는 국면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내년 1 분기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종전의 전망을 포기했다.


KB투자증권도 이날 한은이 연내 한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접고 2010년 하반기에나 금리를 올릴 것으로 수정했다.

주이환 KB증권 수석연구원은 "한은은 금리를 동결한 이유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과 낮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금통위의 의지를 능가하는 정책공조의 필요성 때문"이라며 "출구전략을 하기 위해선 글로벌 공조가, 경기부양은 정부와의 공조가 강조되는 분위기가 역력한 만큼 한국도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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