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확대 2개월, '무풍지대' 어디?

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2009.11.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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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은평 등 규제 전 보다 상승률 확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가 지역별 아파트시장 구도를 바꾸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대출규제 확대와 함께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장세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그동안 상승률이 낮았던 지역들의 경우 오름폭이 커지는 등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 부동산 정보업체 및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와 은평구, 중랑구 아파트의 DTI 규제 이후 2개월간 가격 오름폭이 직전 같은 기간 상승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번지 조사에 따르면 관악구의 경우 DTI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 시행된 9월7일 이전 2개월간 0.16% 올랐으나 이후 두달간 배 가량 높은 0.31% 상승했다.

DTI 확대 2개월, '무풍지대' 어디?


은평구 역시 DTI 규제 이후 0.27% 상승, 이전 2개월간 상승률(0.18%)을 크게 웃돌았다. 중랑구 아파트값 상승률도 규제전 0.09%에서 이후 0.18%로 확대됐다. 이는 DTI 규제 이후 2개월간 서울 전체 아파트가격 상승률이 이전에 비해 4배 이상 줄어든 것과 상반된다.



이들 세 곳 외에 동작구가 규제 전후 2개월간 똑같은 상승률(0.19%)을 기록한 것을 빼면 나머지 서울 자치구들의 상승률이 모두 둔화됐다. 특히 송파구와 강동구의 경우 매매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서울 전역이 DTI 규제 확대 영향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인 원인은 기본적으로 소형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데다, DTI 규제 확대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면서 자금부담이 큰 중대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각 지역 중개업계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의 브라운스톤관악 76㎡(이하 전용면적) 평균 매매가격은 DTI 규제 당시 3억1000만원이었으나, 현재 3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관악구 신림동 한림아파트 89㎡도 2억250만원에서 2억2500만원으로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은평구에서는 신사동 신성아파트 79㎡ 평균 거래가격이 DTI 규제 시점에 비해 현재 1500만원 상승했고 신동아아파트 72㎡는 1000만원 올랐다.

여기에 기준 아파트를 사들이기보다 전셋집에 눌러 앉아 청약통장을 활용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아진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봉천동 E공인 관계자는 "제2금융권에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는 길이 막히면서 중대형 거래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일반 회사원 월급만으로는 집값이 비싼 강남권 중대형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피로감과 대출 규제,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인해 당분간 전체적인 아파트값은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소형 수요가 몰리는 곳은 상대적으로 버티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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