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상승장 더 즐길 시간을 주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 2009.11.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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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인사이트]

"금리동결, 상승장 더 즐길 시간을 주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현행 2% 수준에서 동결하였습니다. 경기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 물가 부분이 안정되어 있어서, 좀 더 경기회복의 확실한 신호를 보고 난 뒤에 금리를 인상하려고 하는 듯합니다. 물론, 전 세계 국가들 가운데 한국이 경제 회복세가 빨라 여타 국가들에 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고,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그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 전의 패닉 상태를 떠올려보면, 결코 서둘러 금리인상을 밀어붙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환율과 각국의 정부정책에 힘입어 수출을 통한 경제회복의 실마리를 잘 찾아왔기 때문에,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대처해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최근 이런 효과로 내수도 살아나고 있어 윗목의 따뜻함이 아랫목까지 스며들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기대도 해 보지만, 신종플루 라던지 더블딥의 가능성 같은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당분간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저금리 기조의 유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요즘 주식시장은 맥빠진 황소가 되어 있습니다. 거래대금은 연중 최저치 수준에서 맴돌고 있고 전강후약의 모습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돈들은 은행으로만 몰리고 펀드잔고나 예수금의 잔고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주위의 투자가들을 만나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장에 대한 기대를 많이 접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1500선을 깨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논리는 경기선행지수의 하락과 출구전략을 얘기합니다.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치고 하락할 가능성과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을 각국 정부들이 단행할 가능성 등등.



경기선행지수는 아마도 조만간 하락할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자료들을 분석해 보면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주식시장도 거의 비슷하게 하락세를 보여 왔습니다. 물론 경기선행지수의 구성항목 중에 하나로 주가가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주식시장은 고점대비 해서 180포인트 정도 이미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고,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은 그것을 확인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은 출구전략의 지연을 가져올 것이므로 시장의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우려인 출구전략에 대한 부분은 작년의 경제와 금융위기의 쇼크가 너무나 컸기 때문에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선제적으로 직접적인 출구전략을 쓰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오늘 우리나라의 금통위와 같이 좀 더 확실한 경기회복의 싸인을 보고 난 이후에야 출구전략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이며, 직접적인 방법 보다는 최대한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을 통한 출구전략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시장에서 내지는 자산가격에 있어 가장 위험한 순간은 모두가 우려할 때가 아니라, 모두가 흥분할 때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 또한 시장을 강하게 보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게 나쁘게 보지도 않습니다. 지금 시장은 충분히 좋은 종목을 발굴해서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마도 여러가지 우려로 주식시장은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여전히 금리는 싸고 경기는 회복되고 있고, 돈은 갈 때가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제가 15년 정도 주식시장에 있으면서 IMF도 경험했고, IT버블도 경험했고, 내수버블도 경험했지만, 더블딥이라고 기억될 만한 것은 한번이었던 것 같습니다. IT버블이 터지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내수버블을 만들었던 때입니다. 그 당시 다른 나라는 천천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과도한 경기부양으로 카드버블 사태가 발생했고, 당시 미국과 한국의 디커플링에 대한 얘기들도 많았지만, 결국 그 버블이 터지면서 더블딥의 상황을 경험했던 것으로 저는 기억합니다.



아직은 우리나라 어디에도 전 세계의 어디에도 버블의 징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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