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언제 재개되나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11.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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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효성 인수의사 철회… 채권단 "국내 기업 대상 경쟁입찰"

효성 (52,200원 ▲1,200 +2.35%)이 12일 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 반도체 인수를 철회함에 따라 하이닉스 운명이 다시 안개속이다. 채권단은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매각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3,960원 ▼55 -1.37%), 대우인터내셔널 (56,100원 ▲1,200 +2.19%),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 등 '공룡급' 매물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터라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입질'하는 국내 업체가 없을 경우 해외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관측도 있다.



◇채권단, "이른 시일 내 M&A 재추진"=하이닉스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0원 %)은 이날 "효성이 특혜 시비 등의 사유로 인수 의향을 철회했다"면서 "이에 따라 효성과 인수·합병(M&A)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효성은 이날 특혜시비, 시장의 억측, 루머 등으로 공정한 인수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로 인수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 효성은 지난 9월 22일 단독으로 인수 의향을 보였다. 하지만 예비 인수제안서 제출을 2차례 연기하면서 인수 철회설이 솔솔 나왔었다.



앞으로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소집해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M&A를 재추진해 새로운 매수자를 찾겠다는 게 채권단의 희망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M&A 자문사단과 주주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재무와 경영능력을 보유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재매각 공고 하겠다"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통해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각 시기는? 해외 매각 가능성은?=하지만 채권단의 운신의 폭은 크지 않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M&A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구체적인 매각 작업을 재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현재 M&A 시장에는 '공룡급' 매물로 줄줄이 대기 중이다.


대우건설이 매물로 나와 있고,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약 3조원에 달하는 대우인터내셔널 딜도 착수한 상태다. 또 내년엔 대우조선해양도 매물로 나온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 "올해 안에 매각주간사를 선정, 내년에 매각 작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외 매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국내 업체의 '입질'이 없으면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 9월에 실시했던 입찰에는 해외 매각을 배제한 채 42개 국내 기업군에만 매각 안내문을 발송했었다. 반도체 산업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채권단은 다만 효성의 인수 철회가 하이닉스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효성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던 1개월 전보다 반도체 시황이 좋아진 만큼, 시장의 평가는 더 우호적"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55%. 이 가운데 하이닉스가 21%에 달하는 만큼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공급 가격이 지금 추세대로 간다면 연말 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에 육박, 충분한 유동성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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