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이벤트가 많다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11.12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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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능일, 1시간 늦은 개장·금통위 본회의·옵션만기일

성인이 된 다음 자주 꾸는 악몽 가운데 하나가 '대입시험'을 다시 치르는 꿈이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남자들은 제대했는데 또 다시 '군 입대 영장'이 나오는 꿈도 자주 꾸는 악몽이란다.

강한 스트레스는 강박증으로 이어지기 쉽고, 이것이 꿈이라는 무의식 속에서 표출되는 것이 아닌 가 싶다. 가끔 그리워하면서도 때로는 악몽 같았던 그 시절의 한 부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늘(12일) 치러진다.



증권시장에서는 수능시험과 더불어 여러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일단 수능시험으로 증시가 1시간 늦게 개장한다. 평소시간인 오전 9시가 아니라 오전 10시부터 매매가 시작된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같은 시간(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시장의 관심사인 기준 금리 인상 여부와 아울러 출구전략 시기에 관한 언급에 이목이 쏠린다.

옵션만기일도 겹쳤다. 증시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은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처럼 수급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작은 프로그램 매물에도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사다.

3가지 이벤트가 예정된 가운데 일단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게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시 해외시장의 훈풍 때문이다.


미국 증시가 이날 새벽도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강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소비, 산업지표가 회복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을 확산시킨 점이 호재였다. 중국의 지난달 10월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6.2% 급증,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옵션만기일에 나올 프로그램 물량도 그다지 많지는 않아 보인다. 오히려 매수가 유력해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주 리버설(선물매도+합성선물매수) 물량과 이번 주 유입된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이 맞물릴 것으로 보이며 대략적인 규모는 유사할 것으로 계산했다. 비차익거래도 매수우위인데 배당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봤다. 이를 감안할 때 11월 옵션만기일은 소폭 매수우위가 유력해 수급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통위에서 어떤 코멘트를 발표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시중에서 우려하고 있던 금리인상에 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지 기대되고 있다.

◆증권사의 '오늘의 시황'
-"금통위 불확실성 해소기대..옵션만기일 수급도 긍정적"



현대증권=오늘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결정은 동결로 보고 있다. 경기 회복 연속성에 대한 불확실성 내재와 부동산 과열 진정에 따라 출구전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옵션만기 수급 상황도 매도 우위보다는 매수 우위로 증시에 우호적인만큼 지수 1600 돌파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반등의 기술적 반등의 상단부에 해당하는 지수 1620~1630 돌파 및 안착을 위해서는 새로운 증시 모멘텀 등장이 필요하다. 종목으로 본다면 현대건설 하이닉스 대한항공 대우증권 CJ 제일제당, 신한지주의 주가 움직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양증권=이스라엘과 호주는 이미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출구전략의 핵심이 금리인상이라는 점에서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인 우리나라도 출구전략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다. 특히 오늘은 금통위 금리결정이 예정돼 있어 한은의 정책 스탠스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예상되는 출구전략 시나리오는 재정정책 축소와 양적완화 철회 이후 최종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점진적 출구전략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세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선진국보다 금리인상은 좀 더 일찍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기회복 지속에 대한 외부 불확실성 상존,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부동산시장 과열 진정, 환율하락 압력 등을 감안할 때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이 유력하며 인상 시점은 내년 1분기 중으로 전망한다. 미 증시의 강세와 함께 금통위 이후 불확실성 해소가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경제지표들이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코멘트가 발표될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꼭 이번이 아니더라도 2010년까지 순차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우려되며 단기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이는 정책당국의 지원에서 벗어나 민간 자생적인 경기회복이 일어나기 전에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해석될 만한 여지가 더 많다고 생각된다.

옵션 만기 관련 프로그램 매매도 불확실성 변수인데 추가적인 매물 출회가 시장의 수급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의 수익률 갭을 축소하려는 기술적 반등이 조금 더 이어진다면 섹터별로도 미국과의 수익률 갭이 벌어졌던 헬스 케어(제약), 산업재, 소재, 통신, 경기소비재가 관심을 기울일 만한 섹터로 판단된다.

한국투자증권=은행으로는 자금이 몰리고 자산운용사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몇 달째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돼 국내 유동성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는 트렌드로 이해된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감
소했지만, 정기예금 수신액은 최근 은행의 정기금리 인상으로 9월 9조2000억원 증가에서 10월 13조2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낫다. 그러나 자산운용사의 경우 환매로 주식형 펀드 유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10월에도 수신이 7조3000억원 감소했다.

큰 틀에서 볼 때 내년 초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임박한 만큼 국내 유동성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지속 강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내년도 증시도 외국인의 유동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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