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韓증시만 글로벌 '루저'? 3인의 진단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11.1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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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증시보다 먼저 많이 올라 조정"… 선진증시와 동조화 공감대

주식시장이 미국 시장에 비해 상대적인 약세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전 고점을 돌파해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미국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상태. 전 고점은 물론, 1610선에 위치한 20일선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미국시장의 소폭 상승에도 불구, 장중 하락반전을 이어가는 등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었다. 1600선 돌파도 힘에 부쳐 보인다.



국내 증시가 미국증시에 비해 상대적인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증시전문가 3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왜 韓증시만 글로벌 '루저'? 3인의 진단


◆윤세욱 메리츠증권 상무
한국시장이 지지부지한 가장 큰 요인은 선진국 증시보다 먼저 많이 올랐다는 점과 수급의 부진이다.



우리 증시는 지난 3월부터 9월말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다른 국가에 비해 미리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기간 조정을 받는 것이다. 특히 거래가 많이 줄어든 것이 강한 반등을 못하는 요인이다.

외국인은 보합 정도, 관망세라고 할 수 있다. 기관들은 지금까지 환매요구가 많아서 힘을 못 썼다. 살 여력이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수급 상에서 매수주체가 없어서 지지부진하다.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우리가 미국과 유럽보다 여전히 낫다. 수급 때문에 지지부진한 것이다.


7개월 동안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지금 2개월 정도 조정을 받고 있는 국면인데 오히려 내년을 좋게 하는 긍정적인 여건으로 해석된다. 너무 빨리 올랐다는 심리가 많아서 조정을 받으면서 힘을 비축하는 과정이다.

지금의 기간 조정은 앞으로 증시 상승을 위해 힘을 비축하는 과정으로 양호한 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증시보다 상승강도는 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방향은 결국 비슷하게 갈 것이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국내 경기선행지수와 경기 사이클이 선진국에 비해 2~3달가량 더 빨랐다. 미국 금융위기가 터진 다음에 반등할 때에도 우리가 시동을 먼저 걸었다. 선진국보다는 중국과 우리가 여러 면에서 빨랐다.

또한 선진국은 위기가 심각한 상태에서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금리도 낮췄다. 하지만 우리는 큰 금융시장 내부의 위기 없이도 똑같이 금리를 내리고 경기부양책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러니 그 효과가 빠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가도 먼저 올랐고 더 많이 오를 수 있었다.

미국시장을 움직이는 논리는 출구전략의 지연이다. 유동성이 좀 더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다. 이와 관련해 달러 약세와 원자재와 유가가 상승했다.



이것이 우리 시장에겐 악재로 작용한다. 환율과 유가, 원자재 가격상승은 국내 기업실적과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풍부한 유동성이 아시아 시장에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팔았던 부분을 어느 정도 샀다. 이젠 주식을 마구 주어 담기보다는 밸류에이션을 보면서 신중하게 대처하려고 한다. 환율도 1150원이면 1300원대보다는 부담이 된다. 외국인은 양적인 매입보다는 선택적인 매입을 하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시장이 의외로 더 올라가면 우리 시장도 어쩔 수 없이 쫓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외시장과의 동조화는 피할 수 없다. 방향성은 결국 같이 간다.



선진국 증시보다 조금 적게 오를 수는 있겠지만 방향성 자체가 완전히 틀리진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전 세계 시장이 숨고르기 할 때가 된 것으로 봐야 한다. 경제도 정상컨디션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우리시장의 상대적 약세와 소외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다. 경기회복 모멘텀이 지난 3분기까지는 아시아 쪽에 있었다. 이 때문에 아시아 이머징 마켓 주가가 많이 올랐다.

그 다음 회복 모멘텀은 4분기부터 선진국으로 갈 것이다. 선진국 시장의 상대적 강세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선진국은 경기회복 모멘텀은 상반기에 약했고 하반기에 모멘텀이 살아나는 형국이다. 선진국 경기부양 효과가 이제야 논의되고 있다.



우리 증시는 초반에 선진국에 비해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당분간 상대적 약세가 이어질 것이다. 선진국 시장이 단기 고점을 치게 되면 우리 증시와 선진국 증시 모두 같은 방향으로 내려갈 것 같다. 환율 문제는 지엽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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