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따로 살래" 부부위주 주택수요 는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11.11 14:56
글자크기

[2009 주거공간 소비자 조사]...부부 96% 따로 살고 싶다고 응답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면서 기혼자녀와 독립돼 따로 살려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부 위주의 주거공간에 대한 잠재수요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피데스개발(대표이사 김승배)은 대우건설, 해안건축과 공동으로 한국갤럽조사연구소를 통해 수도권 30평형 이상 주택 소유자 1012명을 대상으로 '2009 주거공간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헬리콥터 부모, 사커맘, 알파맘 등 자녀중심으로 살아오던 베이비부머들의 본격 은퇴기를 맞으며 기혼 자녀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고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개인 부부중심(EGO Silver족)시대'가 본격 개막되고 있다.

↑기혼자녀와 같이 살고 싶다는 응답비율 ⓒ피데스개발·대우건설·해안건축↑기혼자녀와 같이 살고 싶다는 응답비율 ⓒ피데스개발·대우건설·해안건축


기혼자녀와 같이 살고 싶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2007년 17.9%, 2008년 10.6%에 이어 올해 4.0%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즉 노부부의 96% 기혼 자녀와 따로 살고 싶다고 답한 것이다.



따로 살더라도 기혼 자녀와 '차로 30분에서 1시간미만 거리'에 살고 싶다고 답한 사람이 33.2%였고 1시간 이상 거리에 살겠다는 응답자도 24.6%에 달했다. 다만 응답자의 57.8%가 '차로 30분 이상 거리'가 적당하다고 응답했다.

피데스개발 R&D센터의 김희정 소장은 "부모들이 자녀들의 부양을 받기보다는 독립되고 자유로운 노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고, 기혼 자녀들과 동거할 경우 가사 노동과 보육 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자녀들에게 재산을 얼마나 물려주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0.7%는 '물려주지 않겠다'고 답했고 재산을 물려주겠다고 응답한 사람들도 '자신이 보유한 재산의 50.4%를 물려주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부부 위주의 주거공간에 대한 잠재 수요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원주택, 레저형 주택, 부부생활 위주 아파트, 호텔급 서비스 아파트 등 8가지 주택 유형에 대한 수용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가 부부생활 위주 아파트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원주택 74.3%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현재 거주패턴 조사결과도 나왔는데 대부분의 노부부들이 현 거주지에서 평균 9년 거주했으며 응답자의 62.1%가 현 거주지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 거주주택의 평균 시가는 약 5억9500만원이며 집값은 중도금 대출이나 담보대출 활용을 활용한 비율이 42.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기존 재산을 처분하고 저축한 금액으로 지불했다는 응답이 38.3%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의 현재 집 마련 방법 ⓒ피데스개발·대우건설·해안건축↑응답자들의 현재 집 마련 방법 ⓒ피데스개발·대우건설·해안건축
공동조사팀(피데스개발, 대우건설, 해안건축)은 "은퇴부부들의 대부분이 기혼 자녀와 분리를 원하며 부부 위주의 주거공간에 대한 잠재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 맞춤형 주거 상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데스개발은 소비자들의 주거 생활과 관련된 현황과 인식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주택상품 개발을 위해 2005년부터 소비자 조사를 실시해 오고 있다.

[용어설명]
헬리콥터 부모 = 자녀를 위해 학부모가 헬리콥터처럼 학교 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학교 측에 통보 간섭하고, 항상 자식 주위에 맴돌며 자식이 하는 일에 일일이 간섭하며 자식이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억제하는 부모

사커맘(soccer mom) = 1990년대 초반 미국 콜로라도 덴버의 시의회 선거에 나선 한 여성이 자신을 '사커맘'이라고 소개하면서 알려진 이 단어는 '축구하는 자녀의 엄마'라는 뜻으로 자녀들에게 열성적으로 지지해주는 부모



알파맘 = 뱃속에 아이가 있을 때부터 완벽을 추구하는 엄마들을 의미. 아이가 채 걸음마도 떼기 전에 이미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으며, 아이의 학업을 위해서라면 엄마들이 아이의 수업내용을 요점정리를 해 주고, 아이와 함께 공부를 하며 모든 일상을 아이의 배움과 학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모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