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케이피케미칼 합병 무산 위기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9.11.10 16:15
글자크기

주가 약세로 매수청구금액 급증 부담

롯데그룹의 화학 계열사인 호남석유 (80,100원 ▲900 +1.14%)화학과 케이피케미칼 (0원 %)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됐지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감(12일)을 이틀 앞두고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호남석유화학 주가는 8만700원. 매수청구가격은 9만3883원으로 이보다 16.3% 비싸다. 케이피케미칼의 매수청구가격(8264원)도 현 주가(6620원) 보다 24.8%나 높다.

시가가 매수청구가보다 낮은 경우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주식을 되사 줄 것을 요청(주식매수청구)하면 투자자는 시가와의 차이만큼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증권업계는 현 주가와 매수청구가의 괴리가 너무 커 대부분 기관들이 매수청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호남석유 주식을 보유한 11개 기관은 주총에서 합병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들 기관이 모두 매수청구를 할 경우 그 규모는 2867억원에 달한다.

합병조건에 따르면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 주주들의 매수청구 규모가 20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총 이후 호남석유에 대한 기관들의 매도 규모가 미미해 합병을 반대한 대부분 기관들이 주식매수청구를 행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개인투자자들 지분까지 더하면 호남석유쪽 청구규모만 30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남석유는 합병을 앞두고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주가 하락폭이 예상 외로 커 자사주 매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 카드도 꺼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계획이 발표됐던 지난 9월4일 9만1700원이었던 호남석유 주가는 이후 12% 하락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매수 청구 결과가 아직 안 나온 만큼 성사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주가가 9만원 정도만 돼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현재 주가로는 합병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병이 무산될 경우 경영전략 차질 등으로 단기 실망매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가하락으로 저평가가 심화된 상황인 데다 기업가치 변동 요인이 크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합병 이슈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 측면이 부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