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대공황 때보단 구조적 부담 덜해"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11.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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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보다 구조적 문제점이 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동휴 서울대 교수는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에서 의뢰받아 작성한 '1930년대 세계대공황과 2008년 위기'에서 두 경제위기를 비교한 뒤 이렇게 분석했다.

양 교수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증시붕괴와 은행위기가 두드러진데다 임금과 물가 유연성 하락, 국경의 변화에 따른 분업질서 단절 등 구조적인 불안전성이 커지면서 대공황이 왔다고 봤다. 패전국인 독일에 부과된 대규모 배상금과 초인플레이션 등도 원인이었다.



반면 지난 금융위기는 구소련 동구권의 체제전환과 국내외적 소득불평등의 심화, 글로벌 불균형 등이 구조적 문제로 자리잡았다. 유럽연합(EU) 확장이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국제화폐로서 지위가 약화한 점도 작용했다.

양 교수는 "이번 위기는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한 부담이 1930년대 대공황에 비해 훨씬 적었을 뿐 아니라 세계화가 고조될 때 일어났다"며 "위기전달 메커니즘도 대공황은 금본위제에서 확산된 반면 이번엔 변동환율제 아래서 신속한 국제자본 이동에 크게 기인했다"고 말했다.



대공황이 주식시장이 붕괴된 뒤 은행위기가 온 순서였다면 지난해 위기는 금융위기가 온 뒤 주가가 폭락했다는 점도 다르다.

양 교수는 "이번 위기 극복과정에서 팽창적 재정금융정책 효과는 기대되지만 앞으로 금융팽창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위험관리 대응이 필요하다"며 "특히 금융경색이 심화하지 않게 유념하고 인플레 압력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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