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4분기에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1조6000억~1조9000억 원 선이다.
지난 4,5년간 외형성장으로 이제는 영업이익률이 20~30% 정도면 분기 영업이익 2조원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 4600억 원, 영업이익 1조15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 중반(15.4%)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격이다. 3분기 반도체 매출 7조4600억 원의 약 80% 인 6조 원 가량이 메모리 반도체 쪽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다른 변수를 제외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만 10% 씩 올라도 영업이익이 6000억 원 가량 더 발생할 수 있다.
대만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 집계 고정거래 가격(대형 거래선 납품 가격) 기준으로 DDR2 D램 주력 제품 가격은 지난 3분기 평균 가격에 비해 이미 45%, DDR3 D램과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 가격은 각각 31%, 21% 가량 상승한 상태다. 이는 범용 제품 가격으로 모바일 D램, 그래픽 D램, 고용량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가격 상승률이 다를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내놓은 4분기 실적 가이던스에서 D램 평균 가격 인상률을 전분기 대비 중간 한자리수(5%) 안팎, 낸드플래시는 높은 한자리수(8%) 안팎으로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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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재의 가격 추세나 삼성전자의 보수적인 성향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 상승폭은 가이던스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가격은 11월 쯤에는 계절적인 하락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좋게 보는 쪽은 연말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10월 중순을 지나면서 현물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3분기 평균 가격에 비하면 여전히 여유가 있는 가격대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4분기 D램 평균 판매 가격은 전분기 대비 15%, 낸드는 8% 정도 오른다는 가정 하에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1조9200억원 정도로 추정한다"며 "현재의 가격 흐름을 보면 오름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공정 미세화 등을 통한 원가 절감, 비트그로스(물량 확대)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이익 규모는 다른 경쟁사들과의 경쟁력 차이를 확인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가격이 무한정 오를 수 없다면 같은 가격대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4분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만 업체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향상되면, 투자가 재개돼 생산량이 늘어나고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4분기 이익을 1조80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실적이 계속해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2조원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