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ADIC도 투기자본, 매각 반대"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09.11.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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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철야농성, 정밀실사 거부 실력행사 나설 방침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참여한 중동 국부펀드 컨소시엄의 대우건설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건설 노동조합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경영에 나서지 않고 대우건설 경영을 맡을 국내 기업을 전략적투자자(SI)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 또한 매각에 급급해 외국 투기자본에 대우건설을 넘기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에 중동 국부펀드와 미국계 컨소시엄만이 참여하게 됐고 본 입찰 마감일도 오는 11일에서 18일로 일주일 연기됐다. 대우건설 매각 숏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4곳 중 사우디 S&C인터내셔널과 국내 건설사 컨소시엄 등 2곳이 입찰을 포기하고 미국계 컨소시엄이 실사기간 연장을 요청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서는 아부다비투자공사(ADIC)가 참여 중인 중동 국부펀드 컨소시엄이 인수 의지가 여전히 강한데다 국내 그룹과 외국계 건설사 등 3~4곳의 SI와 함께 자금조달을 마무리 지은 상태여서 유력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ADIC은 투자에만 초점을 맞추고 경영은 국내 기업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해 특정 해외 업체에 대우건설을 넘기지 않으면서 장기 성장을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본 입찰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대우건설 노조 반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ADIC도 결국 투기자본에 불과하며 '국내 전략적 투자자의 존재' 논리도 명분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같은 주장을 알리기 위해 이달 9일부터 대우건설 본사에서 김욱동 위원장과 권혁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국내 1류 기업 대우건설 투기자본 매각 저지를 위한 지도부 철야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번 철야농성은 노조 간부들이 릴레이 방식으로 참여한다. 대우건설 노조는 본 입찰 결과 투기자본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정밀실사를 거부하는 등의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또 투기자본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려는 산업은행을 규탄하고 사회적 영향과 국민경제를 고려해 신중한 매각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오는 11일 11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1차 궐기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정부는 IMF 외환위기 때는 '투자 유치를 위해', 2000년대 초중반은 '대규모 실직사태 우려' 논리로 기업 매각을 강행했다"며 "이번 대우건설은 '국내 전략적 투자자의 존재'를 이유로 무리하게 투기자본에 매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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