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채권 왜 저평가?

더벨 김은정 기자 2009.11.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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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CP 수익률, 자기등급 대비 100bp↑

더벨|이 기사는 11월06일(07:2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재계에서 가장 견실한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는 롯데그룹 계열의 롯데건설이 채권시장에서는 의외로 디스카운트(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수익률은 자기등급에 비해 최대 100bp(0.01%포인트=1bp) 이상 높게(채권가격은 낮게) 형성되고 있다.



기업어음(CP)도 마찬가지다. 그룹 신용도를 감안하면 롯데건설의 CP는 리스크를 낮게 잡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훨씬 높다.

주택 비중이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특성과 이에 따른 우발채무의 잠재적 위험이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4일 기준·KIS채권평가·이하 동일)은 6.70%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 3년 만기 A+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이 5.73%인 점을 고려하면 97bp 높은 셈이다.

롯데건설 회사채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만기가 길어질수록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수익률은 만기가 4년일 경우 자기등급에 비해 102bp 높게, 5년일 경우 107bp 높게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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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의 CP 수익률도 자기등급과 스프레드(금리차)가 벌어져 있다. 롯데건설의 CP 신용등급은 A2+, 6개월 만기 CP 수익률은 4.67%다. 동일 만기의 A2+급 CP 평균 수익률이 4.45%인 점을 고려하면 22bp 높게 나타나고 있다. 4개월 만기까지는 자기등급을 밑도는 수준에서 수익률이 평가되고 있지만 5개월 만기부터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 롯데건설의 1년 만기 CP는 자기등급에 비해 91bp가 높다.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그룹의 후광. 자금력이 좋기로 소문난 그룹이 뒤를 받치고 있어 프리미엄이 얹어졌다. 반대로 우량 건설사 치고 주택사업 비중이 높고 프로젝트파이낸스(PF) 차입금이 많은 흠이 채권 값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장성과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관급 공사에 비해 주택사업이 유리할 수 있다. 롯데건설의 자체분양 사업을 포함한 국내건축공사 비중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 이 중 주택사업이 60%(지난해 매출액 기준·일반건축 포함) 정도다.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이 30%대를 나타내는 데 비해 높은 수치다.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주택사업 비중이 높을수록 시장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특히 지방사업장을 중심으로 미분양사태가 장기화되면 건설사의 공사미수금과 대손상각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의 단기차입금은 2006년 말 668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기준 3459억원까지 증가했다. 총 차입금은 3600억원에서 1조7485억원으로 뛰었다. 주택 도급사업과 관련해 지급보증한 PF차입금은 6월말 현재 1조9894억원이다. PF차입금의 47%가 지방 사업장에 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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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이 강점을 보여 온 재건축 부문은 수주경쟁이 심화되면서 원가율이 상승하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에 비해 토목·플랜트 부문의 수주 경쟁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롯데건설의 해외공사 부문은 총 매출의 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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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장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해외공사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9월 현대건설·GS건설과 함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지 못했다는 의견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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